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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us님의 서재
  •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7,200원 (10%400)
  • 1998-09-30
  • : 12,64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던 피터슨의 책을 잃다가 솔제니친에 대해서 논하는 내용이 인상깊어 수용소의 하루를 구매 후 읽어보게 되었다.

읽고난 후 딱 2가지가 머리속에 떠올리게 됬는데
첫번째는 현재의 삶을 감사하게 사는것이 현명한 선택이요, 지혜이다

두번째는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였다.

첫번째 에서는 주인공인 슈호프는 죄도 없는 상태에서 수용소 10년형을 선고 받고 고된 노동과 상상을 초월하는 강추위속에서 삶을 살아가지만 이 환경을(처해진 자신의 현 상황들) 비관함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바꿀 수 없는 것은 없는대로, 바꿀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어 적응해 간다는 것이요, 그리고 언젠가는 집에 돌아가리라는 그 자유를 생각하며 버팀에 있었다. 물론 형기가 끝나더라도 유형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있음에도 말이다. P204

또한 그들은 빵200g과 되도 안되는 소량의 영양가 없는 죽을 먹고 새벽부터 일어나11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한다. 영하 25-30도를 왔다갔다 하는 작업장에서.. 그리고 청소년이건 노인이건 25년 이상 구형을 선고받는 상황.

이런 절망가운데 누가 살고 싶어 하겠는가?
누구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살고 싶다는 생각이 사치이리. 허나 그들은 그런 악조건에서도 버티고 있었다.
그렇다 그들은 존버맨들이었다.

이에 반하여 나는 어떠한가? 소득은 gg지만 그래도 책은 읽을 수 있는 환경은 된다. 파란 바다가 보이고 새하얀 구름이 떠다니는 곳에서.

해서 본 책은 계속되는 실패의 연속에서 절망과 슬픔 그리고 불안에 시간을 갈아먹은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고 바보같은 놈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동시에 힘들더라도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끈을 놓치 않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해주었다.

있던 없던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현재 내 삶에서 나를 얼마만큼 사랑하고 의미를 부여 하는가? 이 책은 내게 이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을 선물해 주었다.

두번째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모르타르위에 벽돌을 세워 벽을 만드는 장면에 있다.

참고로 난 흙수저도 안되는 빈수저라 20대 때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위해 노가다를 많이 뛰었기에 그 장면이 너무 생동감있게 다가왔다.

여튼 그 상황이 뭐냐면은 지금 이들은 동상에 걸리지 않기위해 곡갱이질을 쉬지 않고 쳐대고 있었고 또 한 부류는 작업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반 전체가 200g밖에 안되는 빵을 최악의 경우 미달 된채로 배급 받게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죽기살기로 모르타르와 벽돌로 벽을 쌓거나 모르타르를 반죽하거나 등 작업을 하는데, 일을 하다보면은 손발이 맞지 않아 육두문자가 오갈데가 있다.
가령 이런 신발, 지미 카터, 새우 젓깔 등 말이다.
 여기서 나는 박장대소 했다는것이다.
하지만 난 동시에 충격에 빠지게 됬다. 왜냐하면 이들은 지금 관객을 웃기려고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진짜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의 상황에 놓인 현실 인간들이란 사실이다. 지금 우리들처럼. 헌데 나는 지금 웃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딱 떠오른것.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와.. 망치 지대로 한방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을 가까이에서 보지 않고 멀리서 보기로 했다. 이는 회피가 아니라, 곤경을 이겨내가는 드라마 속의 주인공으로 본다는 얘기다.

해서 때론 지미 카터 새우젓깔 면접탈락했네 같은 육두문자를 토해낼 일이 많겠지만 그러나 회피하는게 아니라 극복해가는 내가 되길 소망해본다.

끝으로 지면이 적기에 다 담을 수 없었다. 참고로 종교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여러 등장인물로 통한 인간관계 및 인간의 선,악 그리고 철학과 문학적인 장치들이 도처에 숨어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당시의 소련에 대한 비판이 담겨져 있다는 것.

작가 본인이 실제로 수용소에서 겪었던 일화들을 슈호프를 통해 전했기 때문에 현실감이 잘 녹아있다.

여튼 그렇기에 삶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혹여 답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삶에 의미에 대한 심오한 질문은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에 가치있는 시간을 보내리라 의심치 않다.

그들은 작은 그릇에 담긴 국물하나 먹기위해 처절하게 달리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삶에 의미를 못찼겠거든 살기위해서라도 살자.
이것은 저렴한 사이비 철학이 아니라, 모든 살아 숨쉬는 존재들의 숙명이요, 의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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