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교육계에서 지식위주 교육을 지양하고 역량중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수업은 학생 주도적으로 주제중심 통합수업을 해야 한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우선해야 한다, 학습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평가해야한다 등의 주장이 당연시되어 왔다.
특히 진보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주장들은 교육청 정책으로 추진, 확산되었는데, 학생중심, 역량강화, 공감과 협력 등이 강조될수록 이런 원칙의 필요성과 가치와는 별개로 이 원칙들이 정말 학생의 학습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간도 늘어났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학력향상에 관해서는 학교에 기대를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교육 관련 서적들을 보면, 역량, 협력, 과정평가, 주제통합수업 등에 대한 장점만 이야기할 뿐, 현재 교육정책이나 수업방법 트렌드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각각의 교육이론이나 수업방법은 장단점이 있겠지만, 학부모 입장에서 볼때, 교육계만 그들만의 이상적인 상을 그려놓고 딴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는 그동안 교육계에서 비판없이 수용되어온 교육원리들이 오히려 학습과학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학습격차를 유발한다고 비판한다. 지식없이는 창의적 사고나 비판적 사고는 불가능하고, 공감과 협력 같은 정서적 언어로는 학습을 이끌 수 없으며, 평가없이는 무엇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학습과학을 토대로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이론적 배경은 모른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경험적으로 느낀 것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새로울 것 없거나 당연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학습에 대해서 가장 잘 알아야할 교육계에서 학습에 대한 잘못된 신념이 팽배해있으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반발하기보다 외면해버리기 십상이다.
교육과 학습에 대한 편향된 신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저자와 같이 학습과학에 능통하면서도 학교 현장의 경험을 갖춘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발간은 반가운 일이며, 적어도 학습에 대해서는 저자의 주장이 여러 사람들에 의해 검토되고 수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