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ndeul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책장에 꽂힌 이 책을 바라보기만 할 뿐 나는 손도 안 댔다. 옛날 소설이고 그리고 이청준의 작품을 하나도 읽어보질 못해서 그냥 손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KBS 'TV 책을 말하다'에서 이 책을 소개해줬다. 더불어 이청준님의 신간까지도...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품, 미완성이면서 더불어 완성된 작품.. 요즘 내가 들었던 책에 관한 최고의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실화를 바탕을 했다 해서 이 책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조백헌 원장은 실제 존재하는 조창원 원장이 모델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제 낮 읽기 시작해서 하루 반만에 한권을 다 읽었다. 내가 이렇게 이 책에 빠져들면서 읽게 될 줄 정말 몰랐다.
대개의 소설들이 그렇듯이 인물들이 하나씩 나오면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좀 지루한 면이 있었는데, 등장인물들의 과거가 나오고, 소록도 주민들과 조백헌 원장의 갈등이 점점 생기면서 흥미진진했으며 책을 읽는 속도도 빨라졌다. 소록도를 나병 환자들의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조원장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와 소록도 사람들의 관계는 계속 엇갈려가고 뭔가가 어긋나는 느낌을 줬고 끝내 수평적인 사랑(서로의 상황조건과 위치를 뛰어넘는 사랑)을 하지 못했던 조원장과 소록도 사람들는 화해(?)하지 못했으나 환자인 윤해원과 건강인인 서미연의 결혼으로 이책의 분위기는 화해 모드로 끝을 맺게 됐다.
아무래도 소설이 오래됐고 뒷부분에서 장황하게 이야기하면서 주제가 드러나버려 오히려 싱겁기까지 했다. 그리고 끝이 조금 애매하게 맺혀져서 급하게 끝내버렸다는 느낌도 줬지만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각자 마무리를 짓고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게끔 만들어준 거 같다.그렇다면 소록도 사람들이 원하는 천국은 무엇일까? 과연 그들이 원하는 천국은 실현 가능할까? 조백헌 원장의 열정과 노력은 헛된 것일까? 이 시대의 최고의 작품이며 고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문체가 깔끔하고 지적이며 - 그러나 이상욱의 편지 부분은 상당히 맘에 안든다. 너무 장황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임에 분명하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