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해 보이는 어마어마한 문제가 닥치면 그 키메라들 중 하나를 불러내어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운이 좋으면 근심을 몰아내어 생긴 빈자리를 창의적이고 현실적이고 교훈적인 새 아이디어로 채울 수 있었다. 대개는 그렇게 운이 좋진 못했지만, 이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끄집어내는 습관 덕에 그것들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돈이 없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건강 문제도 겪었다. 건강보험도 없는데 사랑니가 썩고 양성 종양이 생겼다. 하지만 내가 충분히 오래 산다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입은 손해보다 나의 삶터이자 일터이던 오지의 이미지들로 인한 유익이 더 클 거라 생각했다.- P52
부끄러움도 모른 채, 나는 나를 참아주는 모든 동물에게 끌렸다.- P61
"우리가 어떤 것 하나만을 골라내려 할 때, 그것이 우주의 다른 모든 것들과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금언들 덕에 뮤어는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환경 보호 운동가로 우뚝 섰다.
나는 어떨까? 나는 누구와 밀접하게 얽혀 있을까? 아무와도.
서글프진 않았다. 단지 궁금했을 뿐. 나는 기억할 수 있는 가장 먼 과거부터 혼자였다.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미래까지도 혼자인 모습이 보였다.- P63
나는 늘 외톨이였지만 외롭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고 무언가와 동질감을 느끼고 싶긴했다. 땅에 매이고 싶었지만 땅은 나의 애정에 보답하지 않았다. 내가 알게 된 바로는, 땅은 애완동물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당신이 주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는 공간과 암석과 흙과 개울을 산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맞닥뜨린 것은 환영받고 싶으면 스스로 노력하며 텃세를 부리는 짐승들이었다.- P65
상자에 갇히지 않은 동물에게 삶은 위태로운 것이었다. 그들이 마주한 미래는 알 수 없는 미래였다.- P80
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나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의해 휘둘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P81
땅을 소유하는 데는 크나큰 책임이 따른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길 하나를 낼 때마다, 잡초 한 포기를 뽑을 때마다,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마다 수억 가지 결과가 생겨난다. 대자연에게 봉토를 하사받은 대봉건지주는 자신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홧김에 숲을 밀어버릴 수는 없다. 밭쥐숲도 예외가 아니다. 밭쥐들이 끼친 피해는 엎지른 물이었다. 숲을 없앤다고 해도 돌이킬 수 없었다.-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