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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zo님의 서재
  • 동물들의 인간 심판
  • 호세 안토니오 하우레기.에두아르도 하우레기
  • 10,800원 (10%600)
  • 2017-07-17
  • : 495

이 책은 표지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주요 등장인물들인 동물들이 신랄한 눈빛으로 작아진 인간을 쳐다보고 있고, 인간은 그 눈빛을 받으며 구부정하게 서서 겁을 먹고 있다. 읽기 전에 그들 마음까지 하나하나 상상해 본다면 훨씬 더 책에 다가가기 쉽다. 스페인의 사상가이자 사회 분석가였던 저자 호세 안토니오 하우레기의 눈빛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인간이지만 인간의 자리에서가 아니라 동물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그의 자세와 눈빛이 이러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

 

우선 이 책의 분량은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읽고 나면 긴 여운을 남기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재판관 부엉이와 인간을 두둔하며 변호하는 개, 그리고 반대편에서 인간의 여러 죄를 조목조목 따지는 코브라 검사, 그리고 그 법정을 채워가는 염소, 앵무새, 원숭이, 생쥐, 돼지, 소, 늑대, 모기, 거북이까지…… 우리가 잊고 살았던 동물들의 입장, 그리고 신이 만든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이용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우화이기 때문에 모든 동물의 주장에 다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겠지만, 상황 대부분이 지금도 우리 삶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고, 이것이 전체의 삶에서 어떤 파급효과를 낳고 있는지 잘 모르며 살아가는 게 사실이다. 또한 이런 동물들의 하소연과 주장에 나름의 이유를 들어 반박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무슨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적어도 한 번쯤은 동물들의 입장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요즘은 특히 동물 단체나 아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그들을 바라볼 때 전혀 상관없는 타인으로서의 시선이 아니라 책에서 말하는 달 아래서 살아가는 형제요 자매로 살아가는 따뜻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데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결국은 동물들도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을 한 번쯤 더 돌아보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삶과 자연을 보호하고 아껴가는 길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으며 성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강추한다.동물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제까지 그런 마음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줄 만한 책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연극으로 올려진 작품이라고 하니 그렇게 만나봐도 반가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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