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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xia님의 서재
  • 감정의 기원
  • 칼 다이서로스
  • 18,900원 (10%1,050)
  • 2026-01-09
  • : 3,320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망가진 마음은 망가지지 않은 마음을 설명한다." 광유전학을 창시한 신경과학자 칼 다이서로스의 말이다. 저자는 《감정의 기원》(북라이프, 2026)에서 인간의 감정과 뇌의 관계를 탐구한다. 정신과 의사의 경험담, 인간 감정에 관한 가설, 최신 신경과학(광유전학)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책이다. 등장하는 정신질환 에피소드는 우울증, 자폐증, 조증, 불안장애, 섭식장애(거식증과 폭식증), 조현병, 경계성격장애, 치매 등 다양하다.

광유전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소개도 빠질 수 없다. 광유전학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채널로돕신)을 신경세포에 넣은 뒤 빛을 쪼여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목표 세포에 빛 감지 센서를 붙여 빛으로 세포를 통제하는 광유전학 기술은 뇌 기능 이해, 행동 연구, 뇌 질환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녹조류에서 발견된 채널로돕신을 동물 신경세포에다 처음 적용한 사람이 바로 저자다. 덕분에 감정이 어떻게 신경회로에서 생성되고 어떤 경로를 거쳐 성격과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할 길이 열렸다.

"광유전학으로 뇌 안의 특정 세포와 신경회로를 조작하는 게 가능해진 덕분이다. 예를 들어 겨냥한 신경회로가 무엇이냐에 따라 실험동물의 공격성과 수동성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고, 얼마나 사교적인지, 이성을 밝히는지, 먹을 것과 마실 것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잠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활동적인지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196쪽)

광유전학 기술은 정신질환의 근원이 되는 신경 메커니즘을 파악하여 확실한 치료책을 내놓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시중에서 '뇌력 개발'을 부르짖는 약장수들 가운데 우리가 뇌의 극히 일부 기능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는 거친 주장이 있는데, 이는 완전히 난센스다. 신경과학은 광유전학 기술을 빌어 목마를 때 물을 찾는 매우 단순한 반응에도 뇌 영역 대부분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음의 무늬를 파악하는 데 광유전학 기술이 매우 유용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과학만으로는 인간의 마음을 모두 설명할 수 없으며 상상력과 공감이 감정을 이해하는 또 다른 통로임을 강조한다. 내담자의 에피소드와 신경과학을 연결하는 중간다리가 바로 인간 내면의 감정 경험에 대한 적극적인 상상력과 공감이다. 이런 상상에 저자의 화려한 문학적 수사(비유와 은유)가 더해져, 환자와 의사의 서사가 마치 한 편의 심리소설 같다는 인상을 남긴다.

"정신의학은 의학을 다루지만 언어로 펼쳐지는 과학이라 가장 효과적인 치료 역시 언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그런 정신의학에만 독특하게 허용되는 추상성 덕분에 나는 매일 단어와 이미지에 흠뻑 빠져 이야기 속에서 우화적 의미를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결과는 빈손이더라도 역사, 신경과학, 예술 그리고 내 개인적 경험과 두루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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