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공지능에게 물었다, 만약 김구 선생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인공지능은 이렇게 답한다.
"김구 선생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그의 독립운동가로서의 열정과 민족 통합을 위한 비전이 대한민국의 초석을 더욱 강하게 다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통일 정부를 꿈꾸며 남북 협상을 추진했던 인물로, 그의 리더십 아래 통일과 화합을 위한 정책이 더욱 강조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그의 교육과 계몽 운동에 대한 열정은 국민의식 향상과 사회 개혁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김구 선생의 철학과 가치관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독립 정신을 더욱 강하게 구축하는 데 기여했을지도 모르죠."
초대 대통령이 백범 김구였다면 친일청산과 민족통일만큼은 확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백범이 초대 대통령인 가능세계의 존재를 상상한다. 미국의 분석철학자 데이비드 루이스는 우리가 사는 지금의 현실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상정했는데, 이를 '양상실재론'이라고 한다. 무수히 많은 평행세계가 존재한다는 사고방식과 닮았는데, 양상실재론에 따르면, 한국의 초대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이승만이었지만, 초대 대통령이 백범 김구인 가능세계도 현실세계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새로운 가능세계는 세계의 각 부분을 재조합하는 '재조합 원리'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가능세계론은 새로운 것을 만들 뿐 아니라, 우리가 아직 모르는 진실을 발견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루이스는 가능세계론을 '철학자들의 낙원'이라고 비유했다. 가능세계론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른 세계보다 현실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는 복수로 존재함을 강조한다.
나는 루이스의 가능세계론을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인 시민철학자 오가와 히토시가 쓴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오아시스, 2025)이다. 책의 주제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철학적 사고를 일상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세상을 남다르게 바라봤던 철학자들의 생각 도구와 철학 개념은 물론 그 활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루이스의 가능세계 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 헤겔의 변증법, 푸코의 에피스테메, 데리다의 탈구축, 들뢰즈의 도주선, 말라부의 가소성, 가브리엘의 신실재론 등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