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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xia님의 서재
  •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
  • 말콤 글래드웰
  • 18,000원 (10%1,000)
  • 2025-02-25
  • : 11,400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유행하는 트렌드와 대중 담론 막후에는 설계자들이 있다. 이들 설계자들을 굳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클릭 횟수에 집착하는 사이버 렉카의 엉터리 음모론 이야기가 아니라 특정한 원리를 응용한 소셜 엔지니어링, 즉 사회공학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공익을 꾀하는 선의에 기반해 사회적 의제를 설정하고 유행을 연출하는 은밀한 작전 세력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이 바로 '소셜 엔지니어'이다.

유행과 트렌드의 생성과 확산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틀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말콤 글래드웰의 티핑 포인트 이론이다. '임계점'을 뜻하는 티핑 포인트 이론은 사회적 전염의 원리에 착안해 트렌드와 유행의 작동기제를 살핀다. 베스트셀러 《티핑 포인트》에서 저자는 소수의 법칙, 상황의 힘, 고착성 요소와 같은 세 가지 원리를 사회적 전염의 내적 작동 방식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가령 '소수의 법칙'이란 아주 적은 수의 행위자가 아주 큰 문제를 초래하거나 큰 유행을 초래한다는 규칙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나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우리 속담이 바로 이러한 소수의 법칙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신작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에서, 저자는 취향의 유행과 트렌드 생성의 작동 원리로 새로이 세 가지 요소를 더했다. 바로 오버스토리(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지배하는 공동체의 가치), 슈퍼전파자(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전파자), 그리고 매직 서드(전체 집단의 문화나 생각을 바꾸는 비율)이다.

오버스토리는 본래 숲을 이룬 나무들의 윗부분을 말하는 용어다. 오버스토리의 크기와 밀도 그리고 높이는 훨씬 낮은 땅에 있는 모든 종의 행동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이 생태학적 용어를 사회 공학에다 적용한다. 가령 사교육의 메카를 연상시키는 포플러 그로브 연쇄 자살 사태의 경우, 오버스토리는 '극단적인 성취 윤리'라는 모노 컬처였다. 여기에 초기 자살자들이 평판 높은 모범생이었다는 소수의 법칙이 더해졌다. 마치 유명인의 자살이 모방 자살을 야기한다는 베르테르 효과처럼 말이다.

슈퍼전파자는 이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상식적인 개념이다. 세상을 휩쓰는 전염병의 확산에 극소수 슈퍼전파자의 책임이 막대하다는 얘기다. 소수의 취향이 어떻게 세계적 트랜드로 확산되는가, 혹은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는가 등의 흥미로운 문제를 사회적 영향력의 관계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슈퍼전파자의 시각에서 풀어낼 수가 있다.

매직 서드(Magic Third)는 전체 집단의 문화나 생각, 행동 역학을 바꾸는 최적의 비율을 가리킨다. 어느 집단이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던 외부자의 비율이 4분의 1에서 3분의 1사이에 이르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에 착안해, 저자는 이를 매직 서드라고 부른다. 집단 역학의 변화를 가져오는 삼할의 법칙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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