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겨울은
별들의이주 2024/11/12 16:58
별들의이주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나의 겨울은
- 김선남
- 14,220원 (10%↓790)
- 2024-10-25
- : 2,105
절기상 입동이 지나고 나날이 기온이 떨어지는 요즘. 아직은 따뜻한 한낮의 햇볕이 위로가 되지만 머잖아 코끝 에이는 차가운 공기가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겨울을 앞두고 매년 이 즈음이 되면 약간 비장해지곤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겨울이기 때문이다. 일단 추운 건 질색이고 무채색뿐인 생기 없는 풍경도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게다가 눈이라도 오면 온 세상이 질척거리고 길이 미끄러워진다. 열거하고 나니 확실히 알겠다. 나 진짜 겨울 싫어하는구나.
내게 겨울은 봄이 올 때까지 견뎌야하는 시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선남 작가의 신간 그림책 『나의 겨울은』을 펼치며 나 말고 다른 누군가의 겨울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에서 눈치 챘듯 자연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첫 페이지는 여름의 끝자락. 나무에겐 그때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한다. 초록 잎 사이사이 겨울눈을 내밀면서. 그밖에 나비, 꿀벌, 어치, 고라니와 청설모, 제비, 기러기 등 많은 동물들이 겨울을 기다린다.
겨울은 말 그대로 ‘준비’가 필요한 계절.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나무는 겨울을 ‘머무른다’고 표현한다. 함께 있게 하고 때로는 정신없이 휘청이게 하고 지난날을 그리워하게 하지만 무엇보다 더 깊이 뿌리내리게 한다. 마지막 페이지가 뭉클하다. 겨울은 ‘성장’하게 한다. 나무뿐만 아니라 모두를. 매년 나이테를 하나씩 새로 새기는 나무처럼 이번 겨울 나는 어떤 ‘성장’을 이룰지 고민해야겠다. 춥고 두렵기만 한 겨울이 아니라 봄을 꿈꿀 수 있어 설레고 함께 있기에 감사할 수 있도록.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