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심해
별들의이주 2024/10/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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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화요일 : 사람의 심해
- 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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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 2024-09-20
: 132
이마음의『사람의 심해』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작품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 중인 ‘소정유’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귀향한다. 정유의 가문은 여러 대에 걸쳐 ‘소가수산’을 운영 중으로 온 일가친척이 가업에 매달려 있다. 소가수산이 번성한 이유는 단 한 가지. 누군가 죽으면 시신에서 수산물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신은 매장되지 않고 지하 수조에 보관되어 소가수산의 부와 권력에 ‘이용’된다. 이러한 현실이 끔찍해 고향을 떠나지만 서울 생활도 만만치 않다. 인간을 존중하지 않고 착취하는 구조는 소가수산뿐 아니라 어디에나 있다. 이 소설은 가족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고 오히려 시신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가문과 중소기업의 비인간적인 현실을 냉정하게 그린다.
p.90
“산 사람이자 타인의 고통을 등지고 생활하는 것보다는 가족의 죽음을 밑받침 삼아 삶을 잇는 게 나았을까? 정유는 산 사람을 이용하는 것과 죽은 사람을 이용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질이 나쁜 행위인지 알 수 없었다.”
소가수산의 거대한 지하 수조, 산업재해를 외면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묘사에서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 기시감이야 말로 이 소설이 던져 주는 진정한 공포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사회가 바로 지하 수조이자 중소기업의 생산 라인이기 때문에. 살인 게 떼의 출몰은 그렇기에 잔혹하고 서글프다. 가주이자 정유의 오빠 정민이 변화를 이끌어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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