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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게이터
별들의이주  2024/10/13 18:26
  •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월요일 : 앨리게이터
  • 전건우
  • 9,000원 (10%500)
  • 2024-09-20
  • : 90
단편소설로 아쉽고 장편소설이 부담된다면 중편소설의 호흡이 딱 적당하다. 황금가지에서 7편의 중편소설을 각각의 단행본으로 출간한 『중편들, 한국 공포문학의 밤』 시리즈를 출간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한 권씩 골라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얇고 가벼워 휴대하기도 편하다. 월요일로 시작되는 첫 번째 소설은 전건우 작가의 『엘리게이터』.

크로커다일과 엘리게이터에 대한 비교로 시작된 이 소설은 진짜 악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소설 속 주인공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교통마비로 전신마비환자가 된 청년으로, 의붓아버지를 ‘엘리게이터’에 비유한다. 날마다 어머니를 구타하고 자신을 조롱하는 엘리게이터를 보며 매 순간 절망과 분노를 느끼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력해한다.

의붓아버지의 끔찍한 정체가 밝혀지고 시시각각 생존의 위협을 겪는 주인공의 처지에 목이 조여 왔다. 왼손만 겨우 움직일 수 있어 죽음을 바랐던 그가 간절히 삶을 희망하기까지. 죽지 않는 엘리게이터, 시체 썩는 냄새, 아사의 공포, 수해로 인한 침수와 산사태의 위험 등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과연 그는 신체적 제약을 딛고 꿋꿋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빌런인 엘리게이터의 존재보다 주인공에게 닥친 여러 상황과 거기에 대한 묘사가 더 두려웠다. 아무도 도와줄 사람 없이 전신마비환자 홀로 남겨진 반지하라는 공간. 더위, 냄새, 파리 등 시각, 촉각, 후각을 자극하는 온갖 불쾌한 요소들이 한꺼번에 엄습해 왔다. 실제인 듯 환각인 듯 끊임없이 ‘통나무’라 조롱하며 나타나는 죽지 않는 엘리게이터의 악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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