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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_ㅈ님의 서재
  • 틈만 나면
  • 이순옥
  • 17,550원 (10%970)
  • 2023-04-30
  • : 9,335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른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기어이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는 놀라운 식물의 존재를. 네이버 국어사전 앱을 열고 ‘틈’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라는 뜻 외에도 ‘어떤 행동을 할 만한 기회’라는 뜻이 있었다. 그렇구나. 누군가에게는 뿌리를 뻗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살아남을 기회일 수 있겠구나.

이순옥 작가의 신간 그림책 『틈만 나면』은 도저히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척박한 곳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식물들을 하나하나 호명한다. 표지를 열면 갈라진 시멘트를 표현한 앞 면지가 보인다. 뒷면지에서는 그 틈으로 기어이 비집고 나온 초록빛 식물들을 볼 수 있다. 흑백 세상 속에 오직 이 식물들에게만 색채를 부여해준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

보도블록 틈새, 하수구 구멍, 전봇대와 벤치 아래, 아슬아슬한 지붕과 담장 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도, 사람들의 발걸음과 자전거 바퀴에 짓밟혀도, ‘틈만 나면’ 공간을 점유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식물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작은 틈이라도 뭔가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 꺾이지 않는 삶의 의지, 주저앉더라도 다시 일어설 용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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