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한 달과6펜스
모니카 2019/09/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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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6펜스
- 서머셋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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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서평
나는 이 사람이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었다.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매혹시키는데(p8) 점점 이 사람을 연구하고 싶어졌다. 그의 인생과 성격에 대해 강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온 것도 바로 그 개성이었다.(p9) 그는 우아한 여인과 결혼하였고 직업은 증권 중개인이며 아들, 딸을 둔 영국의 평범한 가장이었다. 사람들은 그를 사교에는 재능이 없어 ‘따분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기막힌 일이 벌어지는데 ‘평범한 그’가 부인과 가족을 버리고 달아나버렸다는 것이다.
그의 부인과 친척은 그가 왜 떠났는지 온갖 추측과 오해를 하게 되는데..(이 부분이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기를) 그가 부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나는 당신을 보지 못하오. 당신과 헤어지기로 마음 먹었소. 내일 아침 파리로 떠날 작정이오” 한 마디 설명도 없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여기서 잠깐, 이 부인의 황당한 반응을 살펴 보자. “그이가 돌아오기만 하면 만사가 순조롭게 해결될 것이고, 그러면 아무도 이 일을 모를 거에요.”(p53) ‘아무도’ 이 일을 모를 거라고? 소문과 세상의 평판이 자신의 불행보다 더 중요하다는 부인의 위선의 그림자를 보게 된 문구였다.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 때문인지, 아니면 구설수가 무서워서인지, 인간의 천성이 얼마나 모순투성인가?(p57)
그는 파리에서 방탕스러운 흔적도, 바람 피운 흔적도 없었지만 더 없이 편안해 보였다. 부인과 가족에 대한 애정은 전혀 없다고 말하는 그. 마구 비난하고 싶어진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부인을 버렸을까? 그의 대답은 놀라웠다. “그림을 그리고 싶소.”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정말 전혀 상관 않는 사내였다.(p76)
도대체 이 이기적인 인간이 누구냐, 고 묻고 싶으리라.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송무 옮김, 민음사)의 '찰스 스트릭랜드'이다. 그는 영국을 떠나 파리에서 두 사람을 만난다. 예술 작품을 판별할 줄 아는 정확한 안목을 가졌으나 어수룩하게 보이는' 더크 스트로브'(p93)는 스트릭랜드가 천재 화가임을 확신한다. 그러나 그의 장점이자 단점인 ‘친절함’으로 인해 치명적인 불행을 겪게 되고, 스트릭랜드를 만난 더크의 아내인' 블란치 스트로브' 역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데..이 스토리는 설명하고 넘어가고 싶으나 생략하겠다.
그 후 십여년이 지난 후 ‘자유의 섬’ 타히티의 숲에서 스트릭랜드는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자신의 그림에 온 열정을 쏟는 그의 마력에 빠져 보시라. 맨 마지막 몇 장, 내 몸에는 전율이 감돌았다. 여기서 다 말하면, 작품을 읽을 맛이 나지 않을 수 있으니 입을 다물겠다. 도움말이라면, 작가는 두 번씩이나 읽는 이의 뒤통수를 친다.
행복한 가정을 가진 중년 남자가 하루 아침에 안락한 삶을 버리고 비참하고 고통스러워 보이는 대안적 삶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그는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지만, 그것을 얻기까지 얼마나 힘든 여정을 보냈을지 이 책을 읽게 되면 알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거부하고 내면의 충동대로 살고 싶은 그를 통해 우리는 대리만족을 느낀다. 잃어버린 자유를 변상 받은 느낌이다. 그러나 마음에 켕기는 게 있다. 문득, 내가 아닌, 내 남편이 이런 선택을 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주책 없이 환호하다 (나였을 때는) 주춤해진다. 작가의 작품을 더 읽고 싶다면 자전적 소설인 [인간의 굴레에서] (서머싯 몸, 송무 옮김, 민음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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