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shuai 2017/10/1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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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 가즈오 이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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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 2015-09-25
: 1,496
낭만서점이라는 팟캐스트에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다룬 에피소드가 올라왔다. 그 에피소드가 올라오기 전에 올 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는데, 그가 바로 가즈오 이시구로였다. 흥미로운 것은 낭만서점에서 ‘남아있는 나날’을 녹음한 시점이 노벨문학상 발표 전이라는 것이고, 게다가 그의 수상을 예상해서 고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우연이었지만 아주 절묘했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그 작가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점도 있고, 시류에 편승하고자 (^^)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찾아보았더니 대출된 소설을 제외하고 꽂혀있던 책이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창백한 언덕 풍경, 그리고 녹턴이었다. 가장 읽고 싶었던 ‘남아있는 나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유명했던 일본의 은퇴 화가의 일인칭화자가 2차 세계대전 중에 아내와 아들을 잃고, 작은 딸을 시집보내려고 하는 과정에 벌어진 이야기다. 주인공의 전쟁과 무관하지 않은 자신의 경험이 드러나는데 이 이야기가 일인칭시점이다보니 처음에는 그의 생각과 경험을 따라가다보면 그를 긍정하게 되다가 차차 거리감이 생긴다.
그의 ‘외부를 향한’ 사죄가 과연 자신 깊숙한 곳의 통한으로 인한 것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은 자신이 한 때 가진 신념에 대한 뿌듯함과 대비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당시에 분명했던 신념에 찬 행동으로 그랬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금의 자신을 좀 더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 줄 수는 있겠다 싶다.
이 책에는 상대방이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서로가 대화를 하고 논쟁을 이어가는데 상당히 격을 차리고 겸손한 말을 밑바탕에 깔고 간다. 일본 특유의 격식인 것 같다. 작가는 50년대에 일본에서 태어나 어려서 영국으로 이민간 일본계 영국작가인데 본인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와 장소의 공기를 아주 실감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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