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학습에서 중요한 점은 낯선 시스템을 이해하고 실제로 써보는 용기였다. 그래서 나는 당연하지만 때론 당연하지 않은, 쉽지만 때론 쉽지 않은 일들을 하나씩 할 때마다 그날의 용기 있는 행동을 하나씩 적어나갔다.
외국에서의 용기 있는 행동은 종교나 정치 문제로 탄압받는 민중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광장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드는 것 못지않게 통닭이 대가리를 달고 나왔을 때 그걸 뜯고 먹느냐 안 먹느냐, 점원을 부르느냐 마느냐, 떼어낸 대가리를 먹느냐 마느냐도 중요한 일이었다. 일상에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그곳의 상황과 통념이나 습관에 맞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보다 인간답게 사는 과정임을, 그렇게 천천히 알아나갔다.
어쨌거나 통닭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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