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H무역」
사장 장용호는 자신의 영문 이름 첫 글자
를 따서 회사명을 지었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 순위 15위에 오를
정도로 잘나가던 회사다.
가발 시장의 성장세가 확연히 꺾이자 미
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던 장용호는 회사 자
산을 미국으로 빼돌리고 여공들의 몇 달 치
임금도 안 준 채 폐업을 선언해 버렸다.
1979년 회사의 부당한 폐업 공고에 반
발한 여공들이 신민당사에 몰려가 농성을
했고 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신민당 국회
의원이 두들겨 맞고 여공 한 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압력을 통
해 독재정권을 제어해 달라."
열통이 터진 신민당 총재 김영삼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변했다.
이게 빌미가 되어 김영삼은 국회의원직
에서 제명되었다.
이는 부마항쟁을 불러왔으며 결국 박정
희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10.26으로까지 이
어지게 된다.
이런 일련의 역사적 사건의 실마리를 제
공한 바로 그 YH무역이었다.
- 혹시라도 역사가 바뀌면 곤란하다.
나중에 생각이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지
금으로써는 알고 있는 사실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