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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a1010님의 서재
  •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 질리언 매캘리스터
  • 16,200원 (10%900)
  • 2023-07-27
  • : 4,919



• 이 책에 대해서 두 가지 호기심이 생겼다. 첫째, 타임슬립 소재라는 점이다. 영화 《백투더퓨처》를 재밌게 본 이후 타임슬립물은 언제나 관심 대상이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한 한 엄마의 치열하고 절박한 시간여행’이라는 소개는 내 호기심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둘째, 출판사의 이벤트다. 이 책의 반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환불 이벤트를 할까? 난 일부러 반전 소설이나 영화만 찾아다닐 정도로, 반전에 익숙한데. 출판사의 자신감에 호기심이 동했다. 책을 읽을 때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꼼꼼하게 읽었다. 반전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반전을 거의 예측하지 못했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에 놀라기는 했다. 그리고 정교하게 이어진 구성에 감탄했다.

 



• 주인공 젠은 아들의 살인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한데 특이하게도 과거에서 하루씩 머문다. 돌아가는 과거는 특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 1일 전, 2일 전, 3일 전으로 돌아가다가, 8일 전, 9일 전으로 돌아가더니, 며칠, 몇십 일, 심지어 몇 년을 훌쩍 뛰어넘는다. 젠은 기억을 유지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젠에게는 과거이지만, 그들에게는 현재이니까. 젠은 가족들이나 지인에게 증거를 대서 사실을 입증하지만, 그것의 유효기간은 불과 하루뿐이다. 간신히 납득시켜봤자 다음 날이면 리셋되는 것이다. 계속 설명을 반복하는 젠이 안쓰럽게 여겨졌다. 오직 혼자만이 하는 시간여행. 기약도 없고, 막연하기만 한 시간여행을, 젠은 굳건하게 버틴다. 어떻게든 과거에서 사건의 단서를 찾고자 고군분투한다. 젠이 이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과의 전쟁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목표가 있었다. 단 한 가지 목표. 살인을 저지른 아들을 구하기 위한다는 목표다.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젠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젠이 과거에서 맞닥뜨리는 진실은 그녀에게 대단히 충격적이었지만, 젠을 믿었다. 젠의 모성과 가족의 정을 믿었다. 그래서 소설이 끝났을 때, 진한 여운이 몰려왔다. 분명 스릴러 소설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다른 장르로 넘어가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지 못했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 확고한 애정과 운명적인 사랑이 부드럽게 책의 마지막을 감쌌다.



 

• 아들이 눈앞에서 사람을 죽이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내용이 진행될수록 몰랐던 사실들이 밝혀지며 암울한 미래로 나아가지만, 젠을 과거로 향하게 하는 미지의 힘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그 메시지의 의미를 알아차렸을 때, 자연스러운 감동이 전해진다. 나로서는 따스한 내용의 반전보다는 장르의 반전(?)에 더 마음이 갔다. 다시 읽을 때는 젠의 시점이 아닌 다른 이의 시점에서 책을 읽어봐야겠다. 아들을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움직인 젠이 간과했던 그 사람,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이가 있었다. (이 정도는 스포가 아니겠지?)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가 돋보이는 훌륭한 반전 소설이었다. 책날개에 있는 ‘아찔한 흥분을 주는 동시에 가슴을 저미게 하는 책’이란 평가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 과거로 돌아가면 좋은 점들. 사랑하는 사람들의 과거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젊은 내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것!!

 

 

+ 실종된 아기를 찾기를 간절히 바랐다. 끝까지 조마조마했는데, 이 또한 반전이 숨어 있었다는 사실.

 

+ 영상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엣지오브투모로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같은 명작이 탄생하길 바란다.

 





p53 다시 한번 아들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명을 기다린다. 진실을 기다린다.

 

p107 젠은 아직 범죄를 막아내지 못한 채 거꾸로 가는 시간여행 속에 갇혀 있지만 이 안에서만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범죄를 막고 타임슬립을 멈추는 것. 그것이 그녀의 목표다.

 

p139 앤디 “이건 시간여행도 아니고 과학도 수학도 아니에요. 당신에게는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지식과 사랑이 있어요. 그거면 되지 않을까요?”

 

p166 모든 재난이 그렇듯 육아의 고통도 서서히 사라졌고, 사랑이 크고 아름답게 꽃피기 시작했다.

 

p203 젠 ‘네가 뭘 했든 널 사랑하지 않는 일은 없을 거야.’

 

p361 범죄를 저지르도록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 아이를 키운 엄마의 육아 방식에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엄마로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p366 젠 “옛날엔 내가 너를 안고 돌아다녔는데 언제 이렇게 큰 거니?”

토드 “이젠 제가 엄마를 안고 다닐 수 있겠는데요.”

 

p371 그리고 젠은 그동안 가장 원했던 일을 하고 있다. 엄마 노릇을 다시 하는 것.

 

p378 앤디 “만약 제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는 그냥 서서 제 인생에 일어난 여러 일을 진실하게 온전히 목격할 겁니다.”

 

p405 그녀의 몸은 그를, 자신의 아기를, 그 아이의 모든 모습을 기억한다. 세 살, 열다섯 살, 열일곱 살 그리고 범죄자가 된 열여덟 살. 그녀는 그 모두를 사랑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하였으나,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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