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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야. 잘 지내? 여보, 나 여기 있어." (46)
6월, 드라마 <안나>를 재미있게 보고 나서 원작 소설 『친밀한 이방인』 을 읽었다.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각기 다른 매력을 느끼며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소설과 드라마를 함께 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책이었다. 무엇보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내가 좋아하는 한지민, 신하균 배우가 주인공이라 더 관심이 갔다.
아픔도 헤어짐도 없는 완전한 천국, 욘더.
다시 만난 우리는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까?
바이앤바이, 사이버 추모공원. 사람의 기억이 다운로드되어 아바타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니. 왠지 정말이지 미래에 있을 것 같은 이야기였다. 미래 속 가상세계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며 기억을 모두 흡수하고 있는 아바타와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움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 하지만 그것에서 더 나아가 죽음 이후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함이 계속되는 천국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욘더를 보면서 계속 나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소중한 사람이 욘더의 길을 선택한다면, 나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소중한 사람을 따라 욘더로 갈 것인가? 아니면 내가 병 혹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게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 욘더의 길을 선택할까? 그렇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을 욘더로 불러들인다는 걸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죽음 이후에도 삶이 계속 된다는 것, 영원한 행복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이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은 기괴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욘더 속 내가 과연 정말 나일까 하는 궁금증도 돋는다. 소중한 사람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는 환상. 하지만 정말이지 마주하고 싶지 않을 상실과 그리움의 감정을 현실 속 우리의 감정에 남겨둬야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행복한 감정만이 아닌 다양한 감정이 쌓여 결국엔 나를 이룬 것일테니.
책을 덮은 지금, 욘더라는 공간이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됐을지, 인물들의 감정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이제 드라마 <욘더>를 봐야겠다.
"하지만 말이야, 실제로는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속고 있는 거야. 그렇담 나는 행복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당신이 먼저 대답해줘야만 해. 당신은 정말 행복한 거야?" (347)
[김영사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