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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쓰기 유코는 죽기 직전에 예언을 남겼어. 이른바 생애 마지막 예언이야. 그곳에는 이렇게 쓰여 있지…… 올 여름 8월 25일부터 26일 새벽에 걸쳐 무쿠이 섬에서 여섯 명이 죽는다, 라고." (44)
『즈우노메 인형』을 읽고, 같은 작가의 신작 소식에 눈여겨봤다 읽게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이런 예언의 날에 꼭 그곳으로 가는 장면을 보면, 참 답답했다. 아니, 저기를 왜 가냐고, 안 가면 되는걸 꼭 그렇게 들어가서 죽고... (절레절레) 난 쫄보라 갈 생각조차 안하겠지만, 어쨌든 이래야 영화든 드라마든 이야기가 시작되는거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해는 안되고. 이 책 역시 그렇게 시작한다.
처음 시작은 자살 시도를 한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였지만, 선착장에서 섬에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말리는 여자부터 시작해, 예언의 날이라며 받아주지 않는 숙소, 그렇게 섬의 분위기는 기이하게 흐른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갈수록 수수께끼 같은 일들이 늘어나면서 예언이 맞아 떨어지는데..
섬의 특유한 분위기와 빼곡히 놓여져 있는 깜장벌레(벌레가 아닌 장식품), 자욱한 연기들, 그리고 외지인을 적대시 여기는 섬사람들의 분위기가 조금은 기괴하게 느껴졌다. 이런 분위기에 더해 미스터리 비중이 확연히 높아 궁금증을 높인다. 그리고 밝혀지는 원령의 실체에 섬사람들의 모습이 더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예언이 맞아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말의 무게와 함께 우리는 어떤 말에 사로 잡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마지막 반전이었던 결말은... 정말이지 결말 전까지 흡입력있고 만족하며 읽어서 개인적인 별점이 높았는데, 쌩뚱맞은 결말에 잉? 응? 아? 허! 하며 별이 바사삭했다. 나 원래 이런 서술트릭 좋아하는데, 이건 왜... 난 이 장면이 진정한 호러였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주려고 한 것 같았지만, 알고나니 몇몇 장면이 스치긴 하지만, 난 설득되지 못했다. 엉엉. 근데 또 결말에 만족하는 분들도 계실테니, 이것은 지극히 개인의 취향임을 밝힙니다.
"……이상하다, 기이하단 걸 알면서도 버릴 수 없는 말. 뿌리치고 싶어도 뿌리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 그게 바로 저주예요. 그걸 그대로 놔두면 어느새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되죠."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