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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좋은 기억을 남기는 발걸음
  •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12,600원 (10%700)
  • 2017-07-01
  • : 28,122

시인의 글은 잠깐 바쁨을 멈추는 힘이 있다. 걷다 멈춰서 주변을 둘러보고 삶의 소소함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힘. 삶에 떠밀린다 싶을 때 시인의 글을 읽으면 참 좋다. 비어가는 감성이 마음에 차오르길 기다리는 시간 같다. 

시인이 군 시절 썼다는 유언은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주된 감정이었다고 한다. 중년을 넘어서며 이제 미래가 아니라 죽음을 생각하며 현재를 살아갈 때 모아서 남겨야 할 감정이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그의 시가 '사라지는 것들의 유언을 받아 적는 취재나 대필'에 가깝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의 언어에서 남아 있는 자들이 나누어야 할 온기와 애도를 느꼈다. 시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늘 같은 일상을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어준다.  

평범한 맑은 날에, 시골길을 같이 걷는 듯한, 외로워도 혼자가 아닌 듯한 느낌을 책을 읽는 내내 즐겼다. 책을 접고 나니 손편지는 아니지만 답글을 남기고 싶어져, 간단히 느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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