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치기를 걷어내고 새롭게 갈무리 해 출간한 개정판이라 한다. 옛날 책을 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새롭게 단장한 책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난 역사에서 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책은 아직 관점을 세우지 못한 이들에겐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힘을 키워주고, 관점을 세운 이들에겐 그 지점에서 나아갈 미래를 모색하도록 돕는다.
처음 이 책을 구성했던 시점이 젊은 시절이라는 게 놀랍다. 시대에 순응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했기에 바라본 흐름이 아닌가 싶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면, 지금은 그 역사를 뒤돌아보며 갈무리 한 점에서 냉전 이후를 바라보는 마음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조심스러웠던지 개인적 사견을 누르며 쓴 글이라 읽기에 다소 건조했다.
냉전 시대는 내겐 거쳐왔지만 잘 모르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였다. 이미 끝났다지만, 이제 돌아보고 정리해야 할 역사구나 싶다. 그 시대가 현재에 떨구어놓은 결과들을 바라보며, 이 시점에서 현재를 톺아보고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하는지 화두를 던져주었다.
그런 점에서 잘 정리된 한 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