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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좋은 기억을 남기는 발걸음
  •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박경철
  • 16,650원 (10%920)
  • 2011-09-30
  • : 26,958

일단 사두고 보는 책 욕심에 오래 전 서가에 꽂힌 책이다. 그걸 이제야 읽었다. 그냥 들추었다가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저자가 청춘콘서트를 하던 시절, 젊은이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말을 책으로 엮었다. '혁명'이 필요한 건 청춘만이 아니다. 인생 2막은 어떻게 살아갈까, 막막하던 내게도 삶의 혁명은 필요했다. 막힌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 살았는지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중년은 경험이 차오르고 삶의 결과를 이루어가면서 꼰대로 규정되는 시기이다. 

그 삶에 안주한다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청춘 때처럼 내 자리가 어디일까 고민하는 시기인 건 마찬가지다. 내 자리인 줄 알았던 자리에서 물러나서 그 다음 자리가 어디인지 고민하는 게 다르면 다르달까... 길어진 노년과 밀려나는 사회 생활 사이에서 내 자리가 불편해지는 시기에 이 책은 처음 내 삶을 찾아 나섰던 때처럼 자기 삶의 혁명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난 그동안 달리기만 했다. 그런데 저자는 말한다. '길을 찾을 땐 달리는 능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정말로 그랬다. 삶은 이제 멈추라 말하는데 멈추면 불안해서 어쩔 줄 몰랐다. 기억은 자꾸 과거만 떠올렸다. 예전의 기억으로 길을 되짚으려니 이 시대에도, 지금의 나에게도 맞지 않았다. 

"습관적인 타성에 젖은 사람에게서 향기가 날 리 없다"는 저자의 말에서 새로운 삶은 그 타성부터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부터 변하려 하지 않으면 노년은 무색무취를 넘어 악취가 날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도 들었다. 

먼저 그동안 읽어보지 않았던 분야의 책부터 시작하려 한다. 저자의 인문학적 성찰을 접하다 보니 그동안 내가 읽던 책의 세계가 새삼 좁다는 것도 느껴졌다. 저자는 <주역>에서 '막히면 변하라'는 이치를 접했다고 한다. 가슴에 구호처럼 그 말이 새겨졌다. 막혀서 답답했는데 답이 주어진 느낌, 어지간히도 난 그냥 이대로 살고 싶었나 보다. 편안해진다는 게 그런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멈춰있다는 건 편안한 게 아니라 그냥 의식이 죽는 거였다. 삶이 남아있는 시간 동안은 계속 흘러갈 길을 터야겠다. 이쯤 머무르려는 내게 일침같은 책이었다.

  

방황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이며 그것을 넘어선 것이 성취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할 수 있다‘면 좌절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첫걸음은 지금 내가 반복하고 있는 나쁜 습관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축복은 갈망하던 그것을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정련되고 다듬어진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습관적인 타성에 젖은 사람에게서 기나 향기가 느껴질 리 없다.
길을 찾을 때 달리는 능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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