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가끔씩,
꿈에서 그 사람을 본다.
애틋하고, 미안하고, 그리운 그때의 그 사람을 볼 때마다
내 한 시절은 그 사람을 빼고 설명될 수 없음을 느낀다.
인생의 한 시절을 함께 한 사람.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무수한 감정의 회오리 속에서 나를 성장시키고,
특별하고도 소중했던 기억들을 만들어 준 사람.
결코 잊을 수 없는 시간들.
주디 블룸의 '포에버'는
그 때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청소년 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청소년들만 보기에는 아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자들에게 추천하면 어떨까 싶어 고른 책이지만,
기대 이상이다.
첫사랑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첫경험을 생각하는 당신에게,
첫사랑을 경험한 당신에게,
첫경험을 간직한 당신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책이다.
세상의 모든 '첫'을 찬양하며 요란스럽게 포장하지도 않고,
아름답게 미화시키지 않고,
담담히,
'당신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이런 느낌을 받지 않았나요?'
라고 편안하게 묻고 있다.
그래서 더 짠하고,
그 기억들이 더 생생하게 떠오른다.
참고로,
이 책은 미국에서 1975년에 발표된 이래 선정성 논란 등으로 끊임없이 논쟁을 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첫키스, 첫경험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다. 꾸밈이 없다. 그리고 몸으로 사랑한다는 게 어떤 건지 보여준다. 성행위는 사랑에 빠진 두 사람 간에 이루어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라는 것도.
어줍잖은 성교육 대신에 이 책 한 권씩을 읽도록 하는 건 어떨지.
p.106 - "캐스, 엄만 섹스에 대해서 너한테 늘 솔직했어......"
" 알아."
"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건 너한테 달렸어. 난 하라고 부추기지도, 절대 안 된다고 막지도 않을 거야. 그러기엔 너무 늦었으니까. 그래도 엄만 네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길 바래. 어떤 결정을 내리든."
p.259 - 나는 너를 사랑했던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아마도 영원히 사랑할 거라고. 너무나도 특별한 사이였기에 우리가 함께했던 그 어떤 일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우리 나이가 열 살만 더 많았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다만 영원한 관계를 약속하기엔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