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뭐랄까. 이 책을 받아서 읽자마자 예전에 SNS에서 떠돌던 짤이 생각났다.
'가난하지만 함께하는 부모 vs 함께할시간은 적지만 부자인 부모'
정확하진 않지만 이런 뉘앙스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상황이었는데
몇몇 어린이들이 후자를 선택하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는 확실히 아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씁쓸했을뿐.
이 책의 저자는 이민 2세로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15살쯤 되던 해 부모님은 한국에서의 좋은 일자리를 제안받는다.
계약기간은 '3년'.
사춘기가 오고 부모의 손길이 조금은 덜 필요해지는 나이.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좋은 직장과 연봉. 그걸로 할 수 있는 뒷바라지.
3년간 잠시 한국에서 지내고 오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그렇게 부모님이 한국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오빠와 둘이 남은 저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의 돌봄이 사라진 자리에 자살 충동과 섭식 장애 등
외로움을 기반으로 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기고 만다.
그렇게 부모님을 원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처를 보듬어 주는 건
한국에서 온 엄마의 손편지였다.
이 책은 엄마가 보내온 편지와 저자의 산문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편지에 대한 답장은 아니지만 편지와 산문을 번갈아 읽다보면
편지를 뛰어 넘어 그 다음을 보게 한다.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한국어 편지를 붙잡고 있었을 어렸을 적 저자와
그 편지를 오래도록 썼을 엄마의 마음. 그리고 보관해 둔 48통의 편지와
그 안에 담긴 모녀의 이야기.
"부모님이 사랑은 안 줬어도 자유를 주었다"고 말하며
비로소 이제야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한 저자에게
사랑을 많이는 못 줬어도 그 편지가 사랑 그 자체였을거라는 사실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