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강병훈 목사님은 이상웅 교수님의 추천사처럼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아직까지는 유일한 귀도 드 브레 전문가이십니다. 평생 공부해야하는 목회자로서 이렇게 유의미한 연구를 해주셨음이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부족한 1차 자료들을 어떻게든 찾아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여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물을 그저 단 몇 시간만의 독서로 누릴 수 있는 은혜의 수혜를 어찌 보답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드 브레가 잘 가르치기 위해 잘 배우는 목사였던 것처럼 우리또한 그렇게 받은 은혜에 보답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벨직 신앙 고백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그리고 도르트 신경과 더불어 개혁교회의 “일치를 위한 세 신앙 고백서”라고 불립니다. 비교적 한국교회에서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나 도르트 신경보다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성경적인 바른 교회를 추구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신앙 고백서임은 분명합니다.
신학교에서 벨직 신앙고백서에 대해 배우고, 따로 이 고백서를 공부할 때에 분명 저자에 대해 읽었지만, 부끄럽게도 이름조차 기억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번 독서를 통해 귀도 드 브레(1522-1567)의 짧았던 삶을 간접적이나마 따라가보니 벨직 신앙고백서가 왜 이토록 개혁교회 신자에게 더욱 귀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신실한 로마 카톨릭 교회 신자의 부모 아래에서 태어난 귀도 드 브레는 지속적인 성경읽기를 통해 바른 신앙으로 회심할 수 있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점만 보아도 신자에게 부분적이거나 편파적이고 일시적인 성경 읽기가 아닌 ‘지속적인 성경 읽기’가권유를 넘어 의무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벨직 신앙고백서에서 특히 재세례파에 대한 잦은 언급은 당시 재세례파의 강한 활동과 겹친 저지대의 개혁교회 신자들이 재세례파와는 다른 바른 신앙의 신자들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본 서를 읽으며 귀도 드 브레의 삶에서 가장 감명기었던 부분은 그의 신앙은 수려한 신학적 서술로 범벅된 말만이 아니라, 귀도 드 브레의 삶 자체가 그가 믿는바에 대한 고백 이었다는 점입니다. 드 브레가 보여준 삶은 성경적인 삶으로의 몸부림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의 말씀에 사로잡혔던 스데반 집사가 순교를 당했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랐던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순교했던 것처럼 귀도 드 브레도 순교를 통해 그가 추구해온 성경적 진리가 가짜가 아니라 진짜임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장로교회를 다니면서 벨직 신앙고백서라는 이름 자체도 생소한 성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기 때문입니다. 비본질의 것들이 우리의 전부인냥 유혹하는 이 시대에 이런 연구 결과물이 나온 것은 신자들이 회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벨직 신앙고백서를 가까이 접하지 못했다면, 본서를 통해 귀도 드 브레라는 저자와의 만남을 먼저 가져보길 권합니다.
얇은 책이지만 시대가 다르고, 익숙하지 않은 역사이기에 쉽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잦은 만남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처럼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으며 저자의 진심이 독자에게 닿게 된다면 만남을 여기서 멈추지 마시고, 반드시 벨직 신앙고백서로 돌아가셔서 궁극에는 성경 말씀의 가르침으로 갈 수 있는 저희가 되기를 소망하며 본서의 재독을 권합니다.
본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되었습니다.
로마 교회 사제에게 자신이 지금껏 많은 연구를 해 왔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만큼 드 브레는 참된 지식에 대한 열망이 컸던 사람이다. 바르게 믿기 위해서는 바르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평생을 ‘바른 앎‘에 헌시했고,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에도 자신이 알고 믿는 바가 참되고 성경적인 지식임을 확신했다. 성경적인 바른 앎에 대한 열망은 드 브레의 청년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몽스의 한 청년에게 참된 지식에 대한 열망을 주셨고, 그것이 지속적인 성경 읽기와 사색으로 이어지게 하셨다.
- P41
조사관들의 검열과 소환, 감시가 한창이던 11월 1일 밤, 누군가 서류 뭉치 하나를 투르네 성벽 너머로 던졌다. 이 서류 뭉치에는 투르네 개혁 교회 성도들이 결코 반란을 일으키는 자들이 아님을 호소하는 편지와 신앙고백서가 동봉되어 있었는데, 이 신앙고백서가 우리에게 벨직 신앙고백서로 알려진 그것이었다.- P93
벨직 신앙고백서는 유일하게 그 신앙의 고백자들이 그들의 피로 인친 신앙고백서이다. 로마 교회의 미사에 참석하지 않고 ‘불경스러운’ 모임에 가담하고 있음이 발각되면 끌려가 처형당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믿는 바는 이렇습니다’라고 당당히 외쳤던 신앙고백이다. 그리고 그것을 작성한 그들의 목회자 귀도 드 브레이크 역시 그의 성도들과 함께 담대하게 그것을 고백하다가 끝내 처형당한 순교자였다.- P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