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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endli님의 서재
  • 사자왕 형제의 모험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11,700원 (10%650)
  • 2015-07-10
  • : 39,991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하는가? 삐삐 롱 스타킹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캐릭터이다. 야무지게 두 갈래로 땋은 빨간 머리, 주근깨투성이 얼굴에 짝짝이 긴 양말. 뒤죽박죽 별장에 새로 이사 온 삐삐 롱스타킹은 새로 사귄 단짝 친구 토미, 아니카와 함께 우당탕탕 즐겁게 생활하는 말괄량이이자 귀엽고 순수한 소녀이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과 <사자왕 형제의 모험>으로 대표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들은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고 있고, ‘어린이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스웨덴 아카데미 대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린드그렌의 작품들은 원작 동화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와 연극, TV 드라마 등으로 수많은 국가에 번역되었고 재구성되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어린시절 삐삐에게 빠져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린드그렌이 써낸  34권의 읽기책과 41권의 그림책, 이를 통해 쌓아간 그녀의 명성에는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하며 그녀가 동화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추천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쓴 작가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선물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라는 걸 알고 정말 놀랍고 반가웠다. 그리고 그녀가 동화책 작가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활동가였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린드그렌은 어린이와 여성, 동물과 같이 약하고 억압받는 존재들을 위해 목소리를 낸 활동가였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와 동물의 권리를 지지하고 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는데, 그녀 자신이 여성으로서 또 미혼모로서 사회적 폭력에 부딪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들을 통해 외롭고 약한 존재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언어로 승화시켰다.



린드그렌은 1980년대 후반 수의사 크리스티나 포르슬룬드(Kristina Forslund)와 함께 스웨덴의 여러 일간지에 공장식 축산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실었고, 동물에 대한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결국 이들의 활동은 후에 ‘린드그렌 법(Lex Lindgren)’이라고도 불리게 된 법의 제정으로 이어졌다. 린드그렌의 80세 생일에 발표된 이 법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동물 복지 관련 법이었다고 한다. 1994년 린드그렌은 “자연에 대한 사랑과 배려, 정의와 비폭력, 소수에 대한 헌신”이라는 공로로 ‘올바른삶재단(The Right Livelihood Foundation)’으로부터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 2002년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스웨덴 정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 문학상(Astrid Lindgren Memorial Award)’을 제정해 그 업적을 기리고 있으며, 2005년에는 린드그렌의 필사본을 비롯한 관련 기록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다시 <사자왕 형제의 모험>으로 돌아오면 앞서 언급한 한강 작가의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강 작가는 한 강연에서 이 책에 대해 "평범한 동화책이 아니다. 어느새 해가 져서 캄캄해진 내 방의 서늘한 벽에 기대앉아 오래 울었던 것을 기억한다."는 서평을 남겼다. 왜 한강 작가는 이 책을 평범한 동화책이 아니고 가슴을 치는 울림이 있다고 언급했을까?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책의 제목에 언급된 것처럼 용감하고 멋진 외모를 가진 형과 못생긴 외모와 연약한 육체를 가진 한 형제가 겪은 모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실과 결핍을 가진, 또 상처를 받은 어린 영혼들이 모험을 거치며 스스로의 상처와 결핍들을 치유해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도 그러할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또한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절망과 두려움에 맞서면서 자유를 되찾기 위해서는 꿈과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아이들에게는 물론 성인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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