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리브너(Scrivener)는 긴 문서나 시나리오, 장편 소설 등 산문을 작성하는 것에 특화된 워드세스프로그램이다. 솔직히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진 사람부터 논문이나 리포트 등을 써야 하는 학부 및 대학원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스크리브너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스크리브너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스크리브너를 홍구하는 문구나 수식어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작가의, 작가에 의한, 작가를 위한", "작가를 위한 단 하나의 프로그램"은 <스크리브너 무작정 따라하기>를 쓴 저자 최은광 작가가 스크리브너를 소개하는 문구이다. 또, '빈 화면이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합니다.'라는 책의 표지에 표기되어 있는 문구는 스크리브너가 어떤 프로그램인지 잘 대변해주고 있다. 스크리브너는 MS Word나 아래아 한글 같은 범용 워드프로세서와 달리 단순한 문서 입출력 기능에서 그치지 않고, 자료수집과 저장 기능, 전체적인 글의 구조를 형상화할 수 있는 아웃라이닝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스크리브너가 궁극의 집필 프로그램이라고 불리고 있다.

스크리브너가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낼 때는 긴 글을 쓸 때라고 알고 있다. 작가 자신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집필한 모든 것을 이 프로그램 안에 다 담고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만든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로그램 자체에 아웃라이너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글 작성시 개요를 잡고 글의 얼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용이하다. 글의 전체적인 구성을 아웃라이닝한 후에 소주제로 나누어 마디마디 별로 글을 잘라 쓴 후에 이렇게 마디별로 쓴 글을 Draft에 폴더 형식으로 저장할 수 있다. 또한 Research 항목에는 텍스트 파일 형식의 자료는 물론, PDF 파일이나, 동영상, 오디오 등 파일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글쓰기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정리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수집한 방대한 자료도 물론 아웃라인화하여 정리할 수 있고, 집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발사인 Literature & Latte에서 스크리브너를 단순한 워드프로세서가 아닌, '생산성 앱'의 범주로 구분한 것도 수긍이 간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스크리브너이기 때문에 많은 작가들이 사용하려고 하고 있지만 솔직히 스크리브너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왜냐하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리브너가 보유하고 있는 너무나 방대한 기능 때문이다. PDF파일로 제공하고 있는 스크리브너의 공식 매뉴얼은 800페이지가 넘는다. 웬만한 전공서적 이상의 분량을 갖추고 있는 공식 매뉴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스크리브너는 여타의 워드프로세서나 문서작성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학습이 많이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스크리브너에 관심을 가지고 사용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도 저 엄청난 진입장벽에 질려 다른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미 스크리브너를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저들도 주로 자신들이 익힌 기능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평소에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스크리브너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사용하기 위해 시도를 해봤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돌렸던 경험이 있다.

<스크리브너 무작정 따라하기>의 구성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Chapter 01 시작하기 전에'에서는 스크리브너(Scrivener)란 어떤 프로그램인지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대표적인 기능 그리고 프로그램 설치와 사용환경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다룬다. 'Chapter 02 기초 기능 익히기'에서는 외관과 기본 요소를 설명하고 프로젝트 생성과 실행 저장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문서 작성과 편집하는 방법과 전체적인 글을 조직하고 구성하는 법과 글의 보관과 발행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Chapter 03 집필의 시작 - 아이디어 정리하기'에서는 텍스트와 웹, PDF, 미디어 등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시놉시스 작성, 코르크보드로 정리하기, 스크래치패드 활용하기 등에 대하 소개하고 있다. 'Chapter 04 집필의 전개 - 체계화하기'에서는 글의 윤곽을 살펴보고, 글의 세부 분류하는 법에 대해 다룬다. 또한 세부 문서와 프로젝트를 재단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마지막 챕터인 'Chapter 05 집필의 마감 - 다듬어서 출판하기'에서는 인스펙터 활용하기와 글을 마지막 퇴고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퇴고 후 출간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스크리브너 무작정 따라하기>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스크리브러 한국판 가이드북이다. 스크리브너의 명성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이를 글쓰기에 활용해보기 위해 다각다로 시도해봤지만, 앞에서 언급한 여러 진입장벽으로 인해 번번히 물러서왔던 필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따라서 나는 이북 버젼과 종이책 버젼을 모두 구매하여 틈틈히 보며 숙지를 하려고 한다. 그동안 스크리브너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사용해보려 했지만 그 방대한 기능에 눌려 포기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던 사람 모두에게 <스크리브너 무작정 따라하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