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뜻 시리즈를 알게 되고 시간이 좀 지났으나 아직 보리국어사전도 새 것이라 구입을 차이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리말 속뜻 금강경>을 먼저 읽게 되었다. 처음엔 빨리 읽겠다는 욕심으로 본문부터 보았다. 페이지마다 제일 윗쪽에 제1분, 제2분 이렇게 표시가 되어있어, 불교경전을 읽는 법도 다른가보다, 제1장, 제2장 이렇게 안 적는구나,다. 본문부터 허겁지겁 읽기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습성을 이기지 못하고 책 날개로 다시 돌아갔는데, 거기 이런 설명이 있었다.
아하! 페이지마다의 제1분, 제2분은 시간을 나타내는 거였다. 이런 식으로 페이지마다 1분씩 걸린다면, 책 한 권 다 읽는데 1시간이 걸리도록 구성을 해 놓은 거다.
구마라습이란 인도 승려가 중국 장안에 머물면서 입말중국어로 번역했고, 이를 다시 국역한 것이라, 금강경에는 기본적으로 중국어에서 나온 말들이 많다. 입말 그대로 적은 거긴 하나, 중국어라고 보기에도 한국어라고 보기에도 그렇다고 인도어라고 보기에도 어정쩡한 특이한 표현들이 많다. 산스크리트어를 그대로 소리나는대로 표기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본문을 다 읽고나면 몇 가지 부록이 나오는데, 한글 토가 달리지 않은 금강경 원문, 금강경소사전, 금강경국역 후기가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부록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불교경전을 한 번도 접해보거나 읽어본 적이 없어서, 도무지 무슨 말인지를 모르다가,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잔디인형처럼 굴었다. 다음 번엔 <우리말 속뜻 논어>에 도전해보고 싶다.
마지막에 독송일지도 있어서, 빈 칸을 채우며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나는 책에 줄 긋는 거 싫어해서 따로 적을 곳을 준비해야겠지만 부록이 참 유용하다.
덧붙이기)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도 샀다. 조으다조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