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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저, 동예 등의 고대국가를 떠올리게 하는 배경 속에서 신성한 장소인 성도에서 자라난 쌍둥이 남매 중 여자인 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말 그대로 연은 '우연히' 섭제국의 왕 하녹을 만나게 된다.
이걸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하는 걸까?
왕이지만 정통 적자가 아니었다가 왕이 된 까닭에 묘한 부채감과 열등감을 지닌 하녹은 연을 만나 점차 삶이란 것에 욕심을 내게 된다.
물론 그 와중에 연이 만나는 고초는 정말 독자들을 울컥하게 한다.
고대국가라 그런지 그나마 좀 덜하긴 하지만, 신분의 차이에서 오는 난관~
정복자와 피정복자라는 입장이 다른 것에서 오는 난관~
또 빼놓을 수 없는 출생에 얽힌 비밀과 궁궐 속 여인들의 피 터지는 암투!
거기다 나라 사이의 음모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독자들이 책을 덮을 시간을 안 준다.
읽으면서 이 모든 이야기가 어떻게 정리될까 싶었는데 작가의 글빨에 힘입어 잘 정리되니 용두사미 걱정은 안 해도 될 듯!
일부는 예상이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정말 깜놀하기도 했다.
너무 착한 연과 하녹이 최근의 센 주인공들에 길들여진 독자라면 답답할 수도 있지만 '신록지연'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맑은 느낌처럼 독자들을 맑은 사랑 이야기로 기분 좋게 힐링해주는 독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