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와 나와 모두의 이야기
ehxhfl08 2018/06/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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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 오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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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 2018-05-15
: 1,817
나를 바라보고 인정하고 굳이 바꾸지 않고 나답게 산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다. 이게 요즘 나와 상대를 대하는 방식이다. 나 또한 나와 마주해 몰랐던 나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이 그렇다. 자기검열을 하게 해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일단 표지를 넘기자 눈으로 들어오는 프로필이 부산출신 87년생이라는 점. 동향에 동갑이라 괜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세 파트로 나눠져 여러 짧은 글들이 모여있다. 재미나고 자극적인 제목들이 가득하다. 어쩌면 너무 솔직하고 어쩌면 좀 찌질하고 어쩌면 애틋한 그리고 단단한, 희노애락이 가득한 책이다.
PART1. 그게 미덕인 줄 알았겠지
'사이다'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살면서 꼬집고 싶은 부분을 돌려말하지 않고 속시원하게 말한다. 그러면서 그래도 변하지 않은 사회가 씁쓸하다.
<"넌 너무 예민해"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예민해서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민하다는 말은 부정적으로 들려서 들으면 기분이 나빠진다. 예민한 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가 어렵고 무겁다. 하지만 예민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세심하게 남들을 배려할 수 있는 폭이 더 넓다는 이야기다. 나도 말에 예민하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사람들을 살피는 경향이 있다.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혹시나 내 말에 속상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다. 예민하다는 말이 더이상 부정적으로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중한 몸>, <존댓말의 비밀> 이 두 글을 읽고 빵 터졌다. 불편함을 유쾌하게 글로 풀 수 있는 능력이 부러워졌다. 아니, 이 글을 읽을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일지도 모른다.
PART2. 내 안의 불편함
연애, 우정, 자신에 있어서 애잔한 이야기들.
삶을 좀먹는 병균 같은 인간들에게 완벽하게 승리하는 방법은 그들을 철저히 박멸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의 삶 속을 헤집고 다녀도 무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견고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 내 삶을 좀먹는
PART3.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았고 특히나 파트1과 다르게 예쁜 이야기들이 많았다.
아이리버와 김밥 이야기는 아직 젊은 30대이지만 보물 같은 나의 10대와 다시 쓰고 싶은 20대를 추억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서로의 삶에 서로가 새겨진다. 꼭 그렇게 새기고 새겨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것이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산다는 건 어쩌면 이렇게 서로의 삶에 서로를 새겨 넣는 작업이 아닐까? 그렇다면 오늘 나는 너에게 어떤 모습으로 반짝이고 있을까? - 산다는 건 어쩌면
책을 사는 것도 좋고 책을 보는 것도 좋고 무엇보가 사진이 실려있는 책은 더더욱 좋다. 책을 꽂아 놓는 것도 좋고 표지만 보고 있어도 좋다. 이런 이유로 감히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는데 이제 말할 수 있다. 전 책을 좋아해요.
나는 정말 책이 좋다. 책의 본질을 제외한 모든 면이 다 좋다. - '책'을 좋아합니다만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글쓴이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것과 나와 다른 보통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공감하고 위로받고 그리고 다시 나를 돌아본다. 나를 안아주며 쓰담쓰담 토닥토닥 해주는 책은 아니지만 동네친구와 술 한 잔씩 주고받으며 약간의 취기 속에서 나오는 것 같은 말들이라 더 와닿았던 것 같다. 그리고는 '그래 뭐 어때? 이게 나잖아~'하고 속으로 생각하며 또 잔을 채울 것 같은.
가족 속에서, 연인과, 회사에서, 또 다른 관계에서 우리는 상처받고 상처를 주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말들은 못하면 내가 병이 난다. 관계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시대이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를 누군가와 나누기도 껄끄러울 때가 있다. 같은 고충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 내가 공감하고 시원함을 느꼈듯이 누군가도 이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그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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