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사람은 걷고 말하고 생각하는 무기질인 동시에
멈추고 듣고 느끼는 유기체.
살아숨쉬는 물질로서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온몸이 귀로 이루어진 존재가 되고 싶었다.
경청의 무릎으로 다가가
낯선 타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지친 손과 발을 가만히 씻기고 싶었다.
타고난 자질이 아니라 길러진 열정으로서의 연민,
그 힘에 기대어 또 얼마간을 살고 썼다.
이 시집을 이루고 있는 모든 물질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025년 3월
나희덕-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