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dahmi-y님의 서재

질투의 고통보다 더 심하고 무익한 정신적 고통이 있다면 그것은 후회일 것이다. 상실의 고통도 그보다는 덜 아플 것이다. 그리고 흔히 이런 고통들은 지금 내가 그러듯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내가 말한 후회는 회개가 아니다. 내가 순수한 형태의 회개를 경험해 본 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아마 회개는 순수한 형태가 없는지도 모른다. 후회에는 죄의식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절망적인 죄의식이며, 고통을 낫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P357
물론 이 수다스러운 일기는 외관에 불과하다. 질투, 양심의가책, 공포,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도덕적 실패 등 내부의 파괴를 숨기는, 매일 미소 짓는 얼굴과 같은 문학의 등가물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면이 위로가 될 뿐 아니라 약간의 용기도 생산할 수 있다.- P399
그녀가 겪어야 했던, 알츠하이머병의 슬프고도 무서운 아이러니는 인생을 학문과 예술에 전부 바쳤던 재능 있고 영리했던 한 작가가 자신이 쓴 수많은 작품들의 제목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가장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 가운데 하나를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여러 가지 경우로 그녀가 독자에게 알려 준 철학적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우리가 얼마나 유명해지든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 일을 하는가? 결국죽음의 위대한 공허함이 우리 모두를 덮어 없애 버릴 것을.- P435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