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서를 신청했을 때는 대한민국 위인 역사서 정도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책은 저의 역량으로는 소화하기 벅찬 깊이 있는 학술서였습니다.
다행히 북클럽분의 요약본 덕분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읽고, 난해한 대목은 넘기기도 했는데요😅
이번 독서에서 제 마음을 크게 움직인 것은 책의 내용 너머에 있는 '창비 출판사의 철학'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사상을 집대성하겠다는 일념이 느껴지는 이토록 방대한 전집을 세상에 내놓아 주신 그 수고로움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독서 모임에서 나눈 대화는 이 책을 바라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주었습니다. 논문에 비하면 대중을 위해 충분히 풀어서 쓴 친절한 책이라는 평과 함께, '왜 한용운 선생님과 신채호 선생님을 한 권에 묶었을까'라는 질문엔 두 분의 충청도라는 지역적 공통점을 찾아내며 친근감(대전이라서😅)을 갖기도 했었습니다.
이 책을 신청하게 된 계기 역시, 지난 모임에서 글과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신채호 선생님이 '우리가 누구인가'를 증명해 내셨다면, 주시경 선생님은 '우리는 무엇으로 말하는가'를 언어로 지켜냈다_는 그 '의미'를 찾기도 했었기 때문이었는데, 운명적으로 책을 신청한 시기에 대전 테미문학관에서 <경계 위의 문장, 신채호와 백석: 유랑의 기록> 전시가 열리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테미문학관에 북클럽 활동 공간 대여를 신청해 모임을 갖고, 관련 전시도 함께 관람하고 나니 그 의미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번 기회로 선조들의 숭고한 발자취는 오늘날 우리에게 커다란 유산으로 돌아왔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노벨상을 탄 한강 작가의 글을 번역이라는 매개체를 거치지 않고, '모국어의 결' 그대로 읽으며, 그 행간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건, 결코 당연하게 여길 일이 아니었습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가장 암흑 같은 시기에 우리 정신과 말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던 선조들의 헌신을 결코 잊지말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