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yuw_u님의 서재
  • 나나 (양장)
  • 이희영
  • 11,700원 (10%650)
  • 2021-10-01
  • : 3,958

 우리는 남의 일이라면 실없이 걱정하고, 이해하며 공감한다. 그럴 수 있지, 라는 한없이 자비로운 자세를 취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나’ 자신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은 채 어느샌가 쌓인 마음의 상처를 외면하고, 상처의 비명이 새어 나오지 않게 마음을 꽉 막힌 유리병에 가둔다. 소설 <나나>는 이러한 ‘나’들이 스치기라도 좋으니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하는 소설이다. 소설에서는 육체에서 영혼이 튕겨져 나온 열여덟 살 소녀 한수리와 열일곱 살 소년 은류가 다시 육체로 돌아가기 위한 일주일의 과정이 담겨있다.

 수리와 류는 겉으로 보기에는 상극과 다름없다. 주위에서 부러움과 기대를 동시에 받는 수리는 친구들이 엄마에게 소개해 주고 싶지 않은 1순위 친구지만, 공작새의 꼬리처럼 화려하게 겉을 장식한 수리는 하루를 틈 없이 살아가느라 자신이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류는 일 년 전 떠나보낸 동생 완이의 그림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정확히는 완이가 세상을 떠난 까닭과 부모님이 슬퍼하는 이유가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는 것이 습관이 돼버렸다. 수리와 류는 자석의 N과 S극처럼 달라보이지만, 서로 무척 닮아있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수리와 류처럼 겉은 다르지만, 매우 닮아있는 걸지도 모른다.

 

“네 영혼에 주파수 좀 맞춰보라고. 내가 아무리 선령이라지만 그 마음의 주인보다야 잘 들을 순 없거든.”

 

“내년에는 작고 초라해도 맑은 소리를 간직한 유리 종이 걸리기를 빈다. 수리의 가슴속에도 자신만의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고, 틀려도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주기를.”

 

 오늘을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도, 가끔은 영혼에 주파수를 맞춰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남들의 상처를 이해하기는 쉬운데, 왜 ‘나’ 자신의 상처는 돌아보기가 이리 힘겨운지 모르겠다. 경쟁이 난무하고, 여유를 찾아보기 힘든 숨 가쁜 현대 사회에서 틀려도 잘못이 아니라고,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해도 좋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나’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