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을 바꾸려면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공자도 이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겠지만 아마 작은 것도 무시하지 말고, 공손하게 말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행동을 바꾸기 전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작은 것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
공자는 오직 예로써 인을 닦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인으로 삶을 이끌 때만 예를 언제 적용하고 어떻게 바꿀지 파악할 수 있다. 돌고 도는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공자 사상이 심오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순환 때문이다. 맥락을 초월하고 삶의 복잡성을 초월하는 윤리적 틀 따위는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정신없는 세상뿐이며, 그 안에서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일상적인 가상 의식은 새로운 현실을 상상하고 서서히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수단이다. 우리 삶은 그런 일상에서 시작하고, 그런 일상에 머물러 있다. 오직 일상에서 진정 위대한 세상으로 바꾸는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