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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하마
  • 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
  • 이자혜
  • 18,000원 (10%1,000)
  • 2022-06-13
  • : 1,097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자혜 작가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개 찌질한 현실을 보여주다가도 갑자기 판타지스러운 장면들을 연출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하거나 작품의 무게를 다시 잡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밀알의 양식>에서도 역시 읽으면서 이자혜 세계관의 고두러(고양이)가 사람처럼 나오는 장면이라거나 말도 안 되게 좋은 직장동료들이 등장하면서 작품의 분위기의 무게가 가볍게 잘 유지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직장 동료가 너무 충격적일 정도로 좋았는데 이 부분은 그 어떤 공상과학 소설보다도 더 픽션스럽지만.... '나도 밀알의 직장 같은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괜한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하지만... 네...)


무엇보다도 주인공 밀알의 직장 상사인 캐릭터가 너무나도 훌륭한 상사의 모습을 갖고 있어서 읽으면서 이런 상사가 있으면 회사 다닐만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령, 직장 동료 중에 한 명이 레즈비언으로 나오는데 그 동료가 직장 상사에게 커밍아웃을 했다는 설정이라거나 (충격 1) 다 같이 직장 상사 집에서 술 마시고 그 다음날 직장 상사와 밀알이 단둘이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제법 괜찮은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거나 (충격 2) 밀알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었을 때 발 벗고 밀알을 도와주러 온다거나 (충격 3)

이 외에도 밀알이 생각보다 취뽀를 쉽게 해서 이 부분도 빨리 내용을 전개하기 위한 건가? 싶었는데 작가님의 인터뷰를 보고 나니 취뽀 과정, 좋은 직장 동료와 상사 이 부분은 상상력으로 만들어 냈고 나머지는 철저히 조사를 통해 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어쩐지!



그렇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습니다. 만약 밀알이 첫 회사에서 개 거지 같은 상사와 개노답 동료를 만났더라면 <밀알의 양식>을 다시 읽기가 너무 괴로웠을 것 같아요. 오히려 좀 희망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어서 또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밀알이랑 비슷한 나이여서 보면서 공감도 많이 되고 좋았던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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