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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머리,뜨거운 가슴!
  • 영웅의 역사 8
  • 진순신 외
  • 8,550원 (10%470)
  • 2000-02-25
  • : 75

날씨는 올해들어 가장 추웠고 도서관에 신청한 책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중에 내가 좋아하는 역사서를 꺼내들었다.산지 10년도 더 되었을거고 중간중간 밑줄이 그어진것으로 보아 읽은책이다.저자 진순신의 역사서를 어디에선가 더 읽은 기억이 있는데 역사평을 잘쓰는 스타일이 시오노나나미와도 닮았다.다시 읽었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첫번째 인물은  수나라 양제이다.

3백년간 이어져오던 남북조시대을 끝내고 수나라를 창업한지 2대 38년만에 망한나라가 수나라이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무리한 토목공사와 고구려정벌의 실패로 인한 민심의 이반이다.더구나 고구려정벌을 나간사이 반란을 일으킨 인물은 양현감이라는 측근이다.측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것이다.

양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비정한 인물로 역사서에 소개되곤 하는데 이책에서는 여러가지 정황을 들어 수나라 멸망이후에 악한으로 몰기위해 꾸며낸이야기일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있다.다만,앙제가 시작한 남북을 잇는 대운하공사로 인해 그후 중국의 사람과 물산이 자유롭게 왕래할수 있어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고 지금도 이용되고 있는것으로 보면 단순한 뱃놀이를 위한 일은 아니었음을 알수있다.역사에서 패자는 말이 없다.

둘째 인물은 송나라 휘종이다.

그림과 서예에 뛰어났고 예술품에 대한 안목도 무척 높았던 인물이지만,황제로서의 역할을 소홀히하여 결국 개봉이 함락되고 금나라군에 의해 아들 흠종과 같이 끌려가 만주에서 생을 마감한 비참한 인물이다.이런 풍류난봉꾼 주변에는 비슷한 난봉꾼들만 득실거려 결국 국사를 멀리하고 재화를 낭비하며 국방을 소홀히하고 환관들에게 정치를 맡겨 떠오르는 신흥 유목민족인 금나라에게 수도가 함락되고 나라가 망하는 꼴을 당하게 되었다.

세째 인물은 명나라 숭정제이다

명나라 쇠망은 조부인 만력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만력제는 임재왜런때 조선에 명군(요동군)을 출동시킨 인물이기도하다.만력제 48년동안(못난황제는 오래도 재위에 있었다)명나라는 황제의 국사외면과 붕당정치의 극단화,환관의 발호등으로 비정상적 국가로의 길로 가고 있었다. 당시 상황으로 만력제/천계제가 굴려놓은 망국의 바윗돌을 숭정제의 평범함으로는 막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이 만력제라는 사람을 보면 "자식농사가 제일 힘들다"라는 말과 "좋은아버지 밑에서 반드시 좋은 아들이 있는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새삼느끼게 해준다.

10세때 선황을 여의고 명재상이자 대학자인 장거정의 지도아래 10년동안 동서고금의 황제들의 모범삼아 군주교육을 철저히 받았으나 장거정 사후(20세때)부터 완전히 국사에 손을 뗀채 환관에게 정치를 맡기고 나라가 엉망으로 치닫도록 방치한 한심한 인물이다.참으로 알수없는 일이다.

또한 이시대에 붕당정치의 폐해가 극에 달했는데 이런 현상은 주자학을 신봉한 조선에 그대로 재현된다.숭정제 시절에도 패망을 늦출기회가 몇번있었으나 사람을 믿지 못하는 숭정제의 성격과 붕당정치로 인한 반대파를 없애기위한 무조건적인 반대,유언비어의 조작,백성들의 무지가 겹쳐 원숭환이라는 명장을 잃음으로 해서 그 마지막기회마저 날리고 이자성의 농민반란군이 자금성을 점령하고 철통같던 산해관마저 무너지며 명나라는 그 운을 다하였다.농민반란군의 두목으로 나라를 건국했던 주원장의 명나라는 농민반란군에 의해 와해되고 북방유목민족인 여진족에게 다시 중국을 내주었다.

주자학을 신봉했던 조선과 명나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점이 있었다.붕당정치로 인해 상대편에 대한 무자비한 숙청(조선에서는 사화)가 있었던것은 비슷하고 다른점은 조선에서는 중국전제군주의 최대의 악습이던 환관정치는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힘이었는지..,


나라도 모든 생명체처럼 흥망성쇠를 거친다.초기3/4대에 가장 융성하다가 그후 정체기/쇠퇴기를 거친다.개혁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점차 기득권이 강화되어 부와 신분이 고착화되고 부정부패와 사치와 향락,무능한 지도자,편협한 붕당정치,그리고 측근정치,환관정치가 난무하면 더이상 가렴주구에 시달리다 못한 일반 민중은 다 갈아엎는편이낫다는 생각으로 들고 일어난다.굶어죽느니 도적때가 되는것이다.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디쯤일까? 내생각엔 아직은 융성하는쪽에 무게를 더 둔다,거기다 통일까지이룬다면 그때즈음이 절정기 아닐까?


숭정 연간 명조정에는 궁녀9천명과 환관10만명이 고용되어 있었다고 한다.인위적인 남성실격자의 비정상적인 증가는 그대로 사회의 퇴페를 상징하는 것이다.10만명이나 되는 환관이 우글거리는 명 궁정의 분위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바가 있다.-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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