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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감정 *
  • 사람은 죽지 않는다
  • 야하기 나오키
  • 12,600원 (10%700)
  • 2017-07-10
  • : 61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보는 건 어떤 기분일까? 기적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경의로운 일이지만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죽음을 지켜보는 건 참으로 힘든 일 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수많은 기적과 죽음을 지켜본 응급실 책임교수인 저자의 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생을 부여받은 순간부터 우리의 수명은 정해져 있다고, 그 수명을 다 하는 것이 우리 개개인에게 내려진 이번 생의 임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육체를 떠난 영혼의 영속성이다.'


 솔직히 나에겐 처음 부분의 기이한 현상에 대한 '비일상적인' 이야기들은 큰 흥미가 되지 않았다. 내가 제일 읽고 싶고 의문을 품은 부분은 저 문장이 담겨있는 5장부터였다. 사람은 죽지 않는다. 그저 껍데기인 육체를 벗어내는 것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에겐 육체와 영이 있다고, 죽음은 육체의 죽음일 뿐 영의 죽음은 아니라고. 막연히 생각만 해오던 내게 다시 깊게 생각할 기회를 준 책이다. 물론 난 기독교라서 다시 다른 육체로 삶을 시작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말에 전적으로 깊은 동감을 표한다. 이 책이 참으로 맘에 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기독교나 불교 등 어느 종교에 치우치지 않은 채 모든 종교를 존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불편하게 읽지 않은 것 같다.



 '거듭 강조하지만 과학의 진보가 눈부시다고 해도 아직까지 인간이 이 '세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다. 하나씩 하나씩 우리는 발전해 알아가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극히 일부분이다. 우리는 그 수많은 일들을 다 알아내기도 전에 멸망하지 않을까? 나는 지구는 탄생과 멸망을 무한 반복한다는 의견에 손을 들고 싶다. 지구도 사람과 같이 죽은 듯 죽지 않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과연 몇 번째 지구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시신이라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하다. 시신은 그저 시신일 쁜이고 단순한 물체에 지나지 않는다. 집착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일 경우는 도저히 애착을 버릴 수 없는 것이 진정한 마음일 것이다.'


 책 속에 담긴 문장 중에 제일 맘에 들었던 구절이다. 죽음은 언제나 두렵다. 나의 죽음,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라면 더더욱. 언젠간 떠날 것을 알아도 미련을 떨쳐내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책으로 읽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은 것조차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영은 육체를 떠나기 마련이다. 작가의 말을 빌려 인간은 섭리에 의해 살고 영혼은 영원하다고 한다. 죽음이 두려워 현재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기보다는 두려움을 떨치고 현재를 후회 없이 즐기는 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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