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우리를 벗어난 어린 양과 마주쳤다. 양을 난폭하게 다루지 않기로 마음먹은 늑대는 자신이 양을 먹는 게 정당하다고 우길만한 구실을 찾았다. "이 녀석, 네가 작년에 나에게 몹시 무례하게굴었지." 어린 양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설마요,
저는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는걸요." 그러자 늑대가 말했다. "네가내 풀밭에서 풀을 뜯어 먹었잖아." 어린 양은 대답했다.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아직 풀을 맛보지도 못했어요." 늑대가 다시 말했다.
"네가 내 우물물을 마셨잖아." 어린 양은 외쳤다. "아니에요. 저는아직까지 물을 마셔본 적도 없다고요. 여태껏 저에게는 엄마 젖이밥이자 물이라고요." 결국 늑대는 양을 덮쳐 잡아먹으며 말했다.
"뭐, 좋아! 네가 내 말에 다 반박한다고 해도 나는 저녁을 굶지는않을 테니까!"
폭군은 언제든 자신의 폭정에 대한 구실을 찾아낼 것이다. -늑대 와 양--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