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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님의 서재
  • 호수와 암실
  • 박민정
  • 15,120원 (10%840)
  • 2025-05-02
  • : 1,103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이 재밌는 이유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우선 주인공의 삶의 궤적이 독특하다. 어린 시절 모델 활동을 했었고, 자동차로 사람을 치어 죽였고, 소년원에 있었고, 선생님을 만나서 대학에 진학하고, 지금은 학자의 길을 가고 있다.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재이라는 친구를 좋아하면서도 어떤 집착적인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자신의 과거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며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이런 설정이 어떻게 보면 소설을 움직이게 하는 ‘기본값’으로만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설정을 통해서 주인공이 사실은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감추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비밀을 감추고 싶은 이유는 나의 소중한 사람이 그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나를 다르게(나쁘게) 평가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그 비밀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그 비밀이 자신의 소중한 사람에게 알려 질 것 같은 두려움에 대해서 다루고, 알려지는 과정에 대해서도 다루고, 알려진 후에 대해서도 다룬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는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감추고 싶은 비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그 시각이란 것이 매우 신선하다. 그것이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며 이 소설의 재미이기도 하다.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은 것 같지만 소설은 그야말로 쭉쭉 읽힌다. 아마도 그 비밀에 대해 다뤘던 소설도 없거니와 이렇게 실감나게 쓰여 진 소설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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