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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반 눈물 규칙
  • 김리하
  • 10,800원 (10%600)
  • 2023-11-30
  • : 125

제목: 우리 반 눈물 규칙

글쓴이: 김리하 선생님

그린이: 차상미 선생님

발행: 2023년 11월 30일

출판사: 토끼섬


(https://blog.naver.com/mylover7661)-->사진 등이 안 올라가 개인 블로그에 올린 서평 주소도 올립니다.

섬세하고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이 있는 동화를 쓰시는 김리하 작가님의 새 책 <우리 반 눈물 규칙>이 나왔다. 작가님의 책 소개 중에는 초등학교 1학년을 들어가는 아이들의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는 말이 있었다. <솔이는 끊기 대장>, <까치발 소년>, <발차기만 백만 번> 등 여러 동화를 읽어본 경험으로는 결코 아이들에게만 호소하는 환상의 동화가 아니었다. 꼭 부모가 아니라도 이들 아이들과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이 보이고 나의 과오가 보이며, 상처와 행복이 보이고, 그 안에서 왠지 모를 따뜻한 모습이 보인다. 이번 책은 출간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다른 서평이나 줄거리를 미리 알지 못하고, 아니 안 하고 온전히 팬의 마음으로 읽었다.

처음에는 제목과 표지, 작가님의 주 타깃에 대한 설명만 참고하고 그냥 예비 초등학생 및 부모를 위한 가이드 동화라고만 추측할 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읽으면서 내가 읽고 있는 게 나의 과거인지, 현재인지 혹은 나를 아는 사람이 쓴 에세이 성격의 동화인지 헷갈릴 정도로 빠져드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여기서 잠시 에피소드 하나 추가!

점점 빠져드는 이야기, 옆에서 안드레아가 호기심을 보였다.

'시험 끝났다며, 그만 공부해, 그만 읽어, 제발~'

'응, 그런데 나는 '이 책 꼭 읽고 자야 해.'라며 웃으며 답했다.

심각한 스포일러가 되고 싶지 않아 세부적인 줄거리는 자제하려고 한다. 단 어떤 내용인지는 좀 더 소개하고 싶다. 처음에 새로운 학교, 새로운 1학년 반에 '또울이' 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구름'이가 나온다. 같은 유치원 출신인 '신호'는 울보 커플로 놀림을 받는 게 두려워 은근히 걱정하며 구름이와 엮이는 것을 피하려 한다. 적응해야 할 일, 알아야 할 일, 혼자 해야 할 일 등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면서 각자 다른 시행착오를 겪는 아이들, 그래서 울음이 나오는 지점도 반응도 다 다르다. 툭하면 울 것 같은 약간 모자라 보이기도 하는 구름이를 보며 처음부터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하지만 구름이는 나와 달리 정말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로 성장한다. 그 계기는 뭐였을까? 읽기 전에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껴보길 바란다.^^ ​


아이들은 악해서가 아니라 때로는 그냥 생각 없이 친구에게 말이 막 나오기도 하고 놀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정 환경이 다르고 듣는 언어가 다르기에 상처받고 슬픈 감정이 다 다르다. 이도 하나의 성장 과정이기에 또한 부모가 모든 것을 다 보호해 주고 해결해 줄 수 없기에 어찌 보면 필요한 과정일 수도 있겠다 싶다.​


다행히 서로 부딪히고 정신없이 학교생활을 해 나가는 가운데 좋은 선생님이 이들과 함께 한다. 처음에 가정통신문을 나눠 주시고 제대로 친구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구름에게 오히려 미안하다고 하시는 선생님. 친구들의 눈에는 구름이가 멍청하고 속도를 늦추는 방해꾼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좀 더 세심하게 챙기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한 선생님은 아이를 탓하기보다 아이 입장에서 한 번 더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신다. 솔직히 여기서 문제, 저기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나는 속으로 '참 선생님도 힘드시겠다. 이렇게 중간에 아이들 챙기시다가 진도는 언제 나가실까? 학부모의 항의를 받지는 않을까?' 너무 착한 선생님이시지만 일괄적인 규칙과 결과물을 원하는 학교 시스템, 이를 삐딱하게 볼 수 있는 일부 학부모의 원성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소수의 정이 많고 울음이 많은 선생님이 계시기에 이 분을 만나는 아이들이 좀 더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상처 주고 힘들게 했어도 그 아이를 위해 불의한 상황에 나서서 막아주는 구름이처럼. 그 모습을 보면서 무안해했을 신호의 모습에서도 나의 과거, 나의 비겁함이 떠올랐다.​


화장실, 똥, 휴지, 울음. 놀리기 딱 좋은 소재다. 이런 일은 과거나 현재나 아마 앞으로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당당하게 다른 사람 앞에서 '그러지 마, 누구나 다 울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 아니 어른은 얼마나 될까?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외칠지 모르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약자, 소수의 편에 섰을 때 나 또한 왕따나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위험이 느껴진다면 말이다.

이 부분에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내 옆에서 운다. 그것도 뜬금없이. 때로는 '왜 울어?'라고 물을 수도 있고 때로는 그냥 속으로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짐작만 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괜히 호들갑 떨며 말하는 게 서로 부담이라고 생각해서다. 우는 사람 앞에서 침묵은 다 같은 침묵이 아니라 생각한다. 나 또한 에세이 수업을 받으며 '절대 울지 말아야지. 우울한 나의 마음을 보여 괜히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아' 하고 마음먹었지만 결국 마지막 날에 울음이 터진 경험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내게도, 다른 분들께도 '뭔가 마음을 건드린 게 있나 보군요.'하고 되묻지 않고 수업을 이어 가셨다. 말없이 나의 슬픔을 이해해 주셨다. 너무 창피하고 힘들었지만 집에 간 후, 문자로, 전화로 위로해 주시는 글벗님들이 생각난다. 내게는 이 책에 나오는 따뜻한 마음의 친구가 되어준 고마운 분들이다. 나를 다 모르지만, 내 겉모습을 보고 추측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따뜻한 손길을 건네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내가 아직 생각이 짧고 성숙하지 못한 어른이지만 지금껏 살면서 누가 내게 진심이고 누가 나를 경계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냥 말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이는 누가 나쁘고 좋아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럴 뿐이다. 서운할 때, 내가 문제인가 자책감이 들 때 그래도 기도한다.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좀 더 친절하고 좀 더 진심으로 대하고 좀 더, 내가 좀 더 단단한 마음으로 그분을 축복하고 행복을 비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모든 사람이 내게 구름이 같을 수 없고, 내가 모두에게 구름이가 될 수 없다. 예수님도 예수님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예수님도 불의한 사람들 앞에서는 화를 내셨으니까.

나만의 궤변일 수 있으나 그래도 나를 이해해 주는 소수의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단언컨대, 이 책은 <어린 왕자> 못지않게 어른의 마음을 울리며, 호소하고 위로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때로는 내가 애써 무시하고 외면했던 나의 어린 마음을 다시 떠올리기도 하고 나는 이 아이들처럼 착하고 현명하게 행동하지 못했는데 하고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것이 '양심의 소리일 수도 있고, 공자가 말한 성선설의 근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소크라테스가 말한 '신령스러운 목소리(to daimonion)'-<소크라테스의 변명>'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것이든 나는 인간이기에 느끼고 겪는 '영혼의 작용'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반 눈물 규칙>이 각자 우리 집 눈물 규칙, 나의 눈물 규칙 등 적용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로 기꺼이 손짓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좋아하는 원서 중에 <Wonder>(번역서: 아름다운 아이, R.J. Palacio)가 있다. 읽는 내내, 읽고 나서도 늘 내 마음에 종종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being right and being kind, choose.

(올바른 일과 친절한 일 중에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친절'을 택하라)

이 문구가 연상되는 아이를 <우리 반 눈물 규칙>에서도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길 바란다. 주변에 이런 친구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외롭지 않을 것 같다.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외롭지만 절망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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