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움가트너,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였던 폴 오스터가 남긴 마지막 장편 소설이다.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많은 생각이 교차하여 좀처럼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리들이 살아온 시간, 기억, 살면서 겪어온 인생의 굴곡, 매순간이 그대로 얼굴에 새겨져서 마치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굽이굽이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겠지.
또한 김연수님의 에세이 '굿바이, 폴'을 읽으며 더 공감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꿈을 꾸고 나서 바움가트너의 내부에서 뭔가가 변하기 시작했다. -79
2층 서재, 책상에 앉아 논문을 쓰고 있는 바움가트너를 만났다. 서재, 코지토리엄, 굴 사실 뭐라고 부르든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런데 아침부터 일이 꼬여도 제대로 꼬여버린 바움가트너의 하루가 어째 불안불안 예사롭지 않다. 타버린 냄비를 시작으로 줄줄이 어처구니없는 사고들이 연달아 벌어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의 기억이 과거로 천천히 흘러가기 시작한다. 아직 열여덟살이 되지 않은 애나를 처음 만난 순간, 바로 문제의 냄비를 산 곳이다.

이것은 바움가트너에게 인간의 역사에서 벌써 몇 번째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모두 서로 의존하고 있고 어떤 사람도, 심지어 가장 고립된 사람이라 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일일 뿐이었다. -171
10년 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애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혼란스러웠다.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애나와의 추억, 소리, 글, 슬픔, 상실감 그리고 변화와 삶.
편리한 컴퓨터대신 타자기로 작업을 하던 애나의 모습, 지금도 집안 어디서든 희미하게 들리는 그 소리가 울리고 있는 것만 같다.
오래 전 기억 속 애나, 주디스, 가족들 그리고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꿈인듯 현실인듯 헤매기도 했다.
바쁘게 살다가도 문득 과거의 어떤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속 깊이 간직되어 있던 장소, 추억, 감정, 맛..... 그래서 추억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나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