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위에서 인생을 묻다, 제목을 보는 순간 주저하지않고 손을 내밀었던 책이다.
그리스 고전 공부를 마치면 그리스로, 로마 고전 공부를 마치면 이탈리아로 그렇게 여행하면서 철학, 역사, 문학, 예술, 사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배우는 그랜드 투어 동행교사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했고,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를 보면서 내심 부러운 마음이 앞섰다.

이때 중요한 세 가지는 첫째,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 둘째, 주의깊게 살펴 보는 것, 그리고 셋째, 탐구하는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88
16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그랜드 투어, 당시 사회적 통념에 따라 그랜드 투어를 떠난 아들에게 체스터필드는 153통의 편지를 썼는데, 평생동안 아들에게 보낸 편지가 무려 448통이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또 훌륭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은 교훈과 조언, 아주 사적인 편지이기도 하지만 내용을 읽으면서 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부모의 품을 떠나 넓고 거친 세상으로 나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현명하게 후회없는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그 마음에 공감하게 되고, 또 세상을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해주는 잔소리같은 조언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다. 지금 하는 한가지 일에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 위대한 인물의 성공 비결이었다. -62
삶의 기쁨을 누리며 세상을 배워라, 세상을 품격있게 살아가는 법, 사람과의 관계, 예술을 감상하는 법, 예의범절 등 아들을 향한 기대와 걱정, 조언, 믿음을 담은 아버지의 편지였다.
'농담삼아 경고한다며 라이프치히에 보이지 않는 첩자 100명을 두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며 네가 무슨일을 하는 지 또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나도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내가 아이들을 걱정하며 했던 말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해서 알아야하는데, 그게 쉽게 깨달을 수 있는 성질의 공부가 아닌 것이 문제란다.결국 좋은 사람들과 다양하계 어울리면서 배우는 것이 유일한 방 법이겠지. 따라서 너는 지금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늘 깨달아야 한다. 배우고 익히면 익힐수록, 너는 더 많은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237
아들의 여정을 따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로 보낸 편지다.
방문하는 지역의 역사 소개를 먼저 읽고 정보를 취하라, 현지의 문화와 생활을 보고 익히라는 등 현명한 여행자에 대한 조언도 요즘 나의 관심사와 맞닿아있어 공감하고 귀기울여 듣게 된다.
'아이네이스', 역사대사전' 등 집중해서 읽을 책과 간격을 두고 읽어도 되는 책 그리고 배우기 위해서 떠난 그랜드 투어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해야하는 지, 대화하고 행동하는 예절, 건강 관리 등 마치 함께 동행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듯 아들에게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아버지의 노파심,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하며 훌륭한 사람,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건축물, 인물, 그림 등의 사진을 같이 보면서 그랜드 투어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사랑하는 아들에게'라고 시작하던 편지는 어느 순간 '친애하는 벗이여'로 바뀌어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