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외로워할 까닭도 없어요. 그리고 누구 하나 부럽지도않고요‘
그제야 나는 내 귀에 들리는 것이, 가자미가 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마음 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 나는 가난해도 서럽지는 않아. 외로워할 까닭도 없지. 누구 하나 부럽지도 않고‘
나는 가자미 몸살을 한 점 떼어나 흰 쌀밥에 넣어 입에 넣으며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다음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흰 밥과 가재미와 나는, 우리가 같이 있으면, 세상 같은 건 밖에나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재빨리 저녁상을 옆으로 밀어 놓고, 연필과 원고지를 찾았다. 나를 배반한 벗, 배신우에게 주는 시를 빠르게 써 내려갔다.- P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