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서부 미저리주의 가상의 시골마을 '윈드 갭'에서 10살 소녀가 행방불명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마을은 일년전에도 9살 소녀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 채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시카고의 작은 신문사인 '데일리 포스트'의 여기자 '카밀 프리커'는 윈드
갭 출신이라는 이유로 편집장으로부터 이 사건의 취재를 명 받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마을에서 살고 있는 엄마와의 관계가 불편합니다. 그런 관계로
인해 그녀는 몸과 마음 모두에 다른사람에게는 말할수 없는 아픈 상처를 안고 있었습니다.
마지 못해 취재를 시작한 카밀은 시골 마을의 얄팍한 인간 관계를 한꺼풀씩 벗겨내면서 이런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시골 마을
소녀들의 위태로운 삶을 그리면서 후반에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만, 소녀들을 살해하고 그 이빨을 모조리 뽑아가는 끔찍한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묘사 하나 없이, 사건이 일어난 시골 마을과 여기에 거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일들을 담담하고 진지하게
써내려 갑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현실을 인식하는 카밀의 특별한 시점입니다. 카밀이 어릴 적에 느끼고 있던 것과 현실 사이에는 미묘한 괴리가
있습니다만, 그녀로서는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너무나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카밀은 어릴 적에 느껴온것들을 자신의 몸에 남겨 왔기 때문입니다.
카밀은 피부에 새겨진 과거에 붙잡혀 있고 그것이 이미 그녀의 일상에도 깊숙히 침투해 있습니다. 카밀이 기자로서 사건의 진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합니다. 그런 그녀의 날카로운 아픔과 과거의 무게가 세심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저자인 '길리언 플린'은 미저리주 캔자스 시티 태생으로, 데뷔작인 이소설 <몸을 긋는 소녀>로 2007년 CWA(영국 추리 작가
협회)상 최우수 신인상과 뛰어난 스릴러 작품에 주어지는 스틸 대거 상을 더블 수상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듯 합니다. 마지막 반전 등,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완성도에서 확실히 저자의 역량을 느낍니다. 이작품은 미국 티비 드라마로도 방영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떤 느낌으로 영상화
될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