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할 역사지도책
필로소픽 2026/04/0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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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 크리스티앙 그라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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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0) - 2026-03-19
: 4,630
세계적인 역사지리학자 크리스티앙 그라탈루의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는 세계사의 흐름을 무려 600여 개에 이르는 지도와 인포그래픽을 통해 공간에서 펼쳐 보이는 역사지리학 책이다. 프랑스의 유명 역사학자인 파트리크 부셰롱은 이 책의 추천사 성격의 글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에서 역사를 쓴다는 건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물과 시대 상황, 사건들의 인과 관계는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지만 시간이 공간에 남긴 흔적을 풀어내는 것은 훨씬 어려우며, 역사학자는 시간과 공간이 충돌하고 얽히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역사 지도'라 불리는 것으로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이 지도책은 기원전 3000년에서부터 2023년까지의 시간과 공간을 다룬다. 이 책의 초판본은 2019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이 기획은 프랑스에서는 거의 40년간 시도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지도책이었다고 한다. 이 지도책은 책의 공동 출판사이자 역사 전문 월간지인 <역사 L'Histoire >에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정밀한 역사 지도가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13개 언어 40개국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한국에서도 출간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역사 지도책이라는 명성에 맞게 나와 같은 독학자를 비롯하여 학생, 선생님 모두가 평생 곁에 두고 활용할 책이다. 나는 이 '지도책'을 텍스트 중심의 다른 세계사 책들과 함께 활용한다. 각각의 책들은 서로를 보완해 주며 나만의 세계사 선생님이 되어준다.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이 잡지의 더욱 향상된 지도 제작 역량 덕분에 개정판에는 더 풍부하고 정밀한 인포그래픽을 담은 100장이 넘는 새로운 지도가 추가되었다. 그라탈루는 제2판 서문에서 이 책은 서구 중심의 관점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누이트의 이주 경로나 폴리네시아 문화의 확산과 같이 서구 중심의 역사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주제들을 담았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이 유럽 중심의 서사를 벗어난다고 해서 '역사를 지도 위에 담는 작업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책은 21세기의 관점으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려 하지만 책의 구성에서 몇 장은 유럽에 할애되어 있다.
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었다. 책은 전 지구적 관점에서의 역사 서술, 각 지역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 전체 구성에 대한 기초 틀 제시, 16세기 이후까지 존속했던 고립 사회에 대한 조명, 15세기를 기점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가는 세계를 중심 축으로 구성되었다.
전 지구적 관점의 역사 서술에 해당하는 장은 1장(단 하나의 인류/기원전 3000년), 3장(구대륙의 네트워크/신석기 시대~15세기), 7장(유럽의 세계 정복/16~18세기), 9장(유럽의 세계 식민지화), 12장(서구가 지배한 세계/1914~1989년), 13장(1989년 이후의 세계/1989~2023년)이다. 각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에 대한 장은 4장(구대륙의 네트워크/신석기 시대~15세기), 5장(구대륙의 사회들/7~15세기), 8장(유럽/16~18세기), 10장(유럽 이외의 강대국들/18세기 후반~19세기), 11장(유럽의 역사/1789~1914년)이다.
전체 구성을 아우르는 기초 들은 2장(독립적으로 발전하는 세계들)이고, 이 책의 구조적 중심축에 해당하는 장은 6장(15세기의 세계)이다.
이 방대한 역사지도책의 내용을 요약한다는 것은 시도조차 할 수 없으니 이 책의 구조적 중심이라는 6장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6장<15세기의 세계>가 왜 이 책의 구조적 중심축이 되었을까? 15세기는 흔히들 말하는 '대항해 시대'였다. 15세기는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다. 이 시기에 국제 정서는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교역망이 다양해졌다. 특히 포르투갈이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항로를 개척하면서 교육의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대서양의 여러 섬으로 진출도 활발해졌고,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건설은 이러한 교역 확장의 경제적 기반이 되었다. 세계사 책에서는 종종 이런 가정을 한다. 만약 15세기 초 중국의 정화의 대함대가 원정(정화의 항해는 1405에 시작되어 1433년에 끝났다)을 계속했다면 역사의 흐름은 바뀌었을까? 중국은 해양 진출 정책을 중단했고 신항로 개척의 주도권은 유럽 국가들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역사책에서 마르고 닳도록 들은 이탈리아 중심의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진다. 이 책은 그러니까 이 지도책은 르네상스를 지도로 보여준다. 나는 그간 수없이 많은 책에서 르네상스를 오로지 텍스트로 읽었다. 물론 문자들 사이에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그림과 건축물에 대한 이미지도 보긴 했다. 이 책에서는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두 지도를 보았다. 여행하는 인문주의자였던 '에라스뮈스의 주요 여행 경로'를 그린 지도에서 존 콜렛, 토머스 모어, 자크 르페브르 데타플과 같은 인문주의자들의 이름을 함께 발견한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의 문화에 대한 지도'를 통해 프랑스, 독일, 플랑드르, 스페인 등과 유럽 각국의 르네상스 중심지가 어디였는지 어떤 나라에 영향을 미쳤는지 한눈에 확인한다.
이 책과 비슷한 인포그래픽 역사지도책으로는 2008년 구입해서 지금까지도 종종 펼쳐보는 『르몽드 세계사』가 있다. 현대 세계의 역사와 우리 시대의 지구적 이슈와 쟁점을 탁월한 역사 인포그래픽으로 펼쳐 보이는 이 책을 정말로 아꼈다. 현대사 중심이었던 『르몽드 세계사』와 달리 크리스티앙 그라탈루의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는 호모사피엔스 시대부터 2023년까지를 다룬다. 알제리 내전(1990년대), 르완다와 부룬디(1959~1994년),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22년) 등 인문교양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수히 많은 글에서 만나게될 이 아픈 역사, 지금도 진행중인 이 아픈 역사를 지도로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 사람으로서 12장에 포함되어 있는 '일본의 만행(1931~1945년)' 지도, '한국 전쟁(1950~1953년)' 지도에도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이 압도적인 역사지도책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는 한 마디로 열공 욕구를 불태우는 책이다. 평생 저와 함께 해요!
📚출판사 이벤트에 응모하여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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