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푸른 풀밭
1. 소비냐? 자유냐?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소비와 물질주의가 마스터키가 되는 시대에서
인내, 금욕, 헌신의 삶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고
자발적 조기 은퇴를 선택하여
가족을 기반으로 한 소공동체를 지향하는 파이어족.

2. 불을 지피기 위한 조건들

약 200년 전 월든 호숫가에서 소로우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소박하고 검소한 삶이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깨우침을 전했다.

그리고 파이어족은 마치 현대의 월든처럼
소비문화에 의해 구속받지 않는
자주적인 소공동체 속의 경제적 자유를 선언한다.

하지만 파이어의 과정에서 더욱 절감하듯이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자유란
‘경제적‘이라는 수식어를 제거한 채로는 성립불가능한 것.

조기은퇴의 불을 성공적으로 피우기 위해서는
- 지리적 차익(Geo-arbitrate 생활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소도시, 지방 이동)을 취하면서도
- 연 1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확보할 만한 직업유연성을 갖추고 있고
- 그러한 삶을 지지해 줄 건실한 공동체(가족)가 있으며
- 노후 자산을 확보할 금융상품(우상향 하는 주식시장!)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등의 상당히 까다로운 전제조건을 필요로 한다.

3. 자유냐? 생존이냐?

결국 파이어족의 경제적 자유란
자본주의라는 태풍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닌
태풍의 눈 속에 들어가 살기를 기대하는 선택지.

그리고 코로나19가 촉발시킨 불황처럼
시장은 언제든 심연의 괴물로 돌변할 수 있으며
괴물의 예측불가능한 일탈에 쓸려나간 이들은
바로 사회적 재난상태에 빠져 미래를 박탈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파이어족이 추구하는 자유는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의 생존기와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로우라도
알뜰한 저축과 성공적인 투자가 없으면
이제 월든 호숫가에 살 수 없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