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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주님의 서재
  •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 신환종
  • 24,120원 (10%↓1,340)
  • 2026-08-12
  • : 4,430
...앞으로는 생산자는 줄고 소비자는 늘어나는 ‘고령화 경제’, 그리고 효율성보다 안보를 중시하는 ‘분절된 경제’라는 두 가지 거대한 구조적 인플레이션 엔진을 품고 살아가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 가계는 과거의 저물가·저금리 시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고비용 구조에 적응하기 위한 자동화(AI, 로봇) 투자와 생산성 향상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플레이션은 돈이 많고 고용이 넘치며 공급이 부족해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인플레이션을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재앙으로 확정 짓는 ‘마지막 도장’은 바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찍습니다.
현대의 중앙은행들이 정례 회의마다 점도표를 발표하고,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매파적(긴축적) 발언과 비둘기파적(완화적) 발언을 정교하게 섞어가며 시장과 소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통화 정책의 본질은 돈의 양을 조절하는 수학이 아니라 대중의 기대와 공포를 통제하는 ‘고도의 심리전’이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의 미국 주식 시장은 혁신(트로닉스)으로 시작해, 건전한 경제 성장(위대한 사회)을 거쳐, 금융공학적 사기(복합기업)와 맹목적인 성과주의(고고 펀드)로 끝을 맺은 한 편의 완벽한 드라마였습니다. 이 시기는 풍부한 유동성(돈)과 과도한 낙관론이 결합될 때 시장이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이후 닷컴 버블이나 최근의 밈 주식(meme stock) 등 시장에 열풍이 불 때마다 다시금 회자되곤 합니다.




...향후 미국과 글로벌 경제는 2010년대에 경험했던 ‘연 1%대 물가와 제로 금리’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탈세계화, 기후변화 대응 비용, 노동 시장의 구조적 부족이라는 강력한 거시적 파도가 겹치면서 과거보다 기초적인 물가 상승률 자체가 높아지는 ‘구조적 중물가(연 2.5~3% 이상)와 중금리’의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2026년 현재, 미국 경제는 과거로의 완벽한 회귀(2.0% 물가와 제로 금리)를 포기하는 대신, ‘2%대 후반의 물가와 4% 안팎의 금리’라는 새로운 지형과 타협했습니다. 이런 ‘구조적 중물가’ 체제는 미국 경제의 내부적 강건함(AI 혁명, 리쇼어링)과 구조적 취약함(막대한 재정 적자, 인구 고령화)이 팽팽하게 맞선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AI가 생산성을 향상시켜 물가를 낮출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탐욕’의 관점에서 기업들이 보유한 AI는 철저히 소비자의 주머니를 터는 가장 정교한 무기입니다. 2020년대 후반 아마존, 우버, 항공사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재 기업들까지 AI 기반의 동적 가격 책정 모델을 전면 도입합니다. AI는 실시간 수급, 개인의 검색 기록, 구매력, 심지어 날씨와 시간대까지 분석하여 개별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치의 가격(최대 지불 용의)’을 산출해냅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1급 가격 차별(완전 가격 차별)’의 현실화이며, 소비자가 누려야 할 잉여 가치가 남김없이 기업의 이윤으로 흡수되는 근원적 인플레이션을 유발합니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그린플레이션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기 위한 착한 세금이 아닙니다. 이는 ‘AI라는 거대한 에너지 포식자를 키우기 위해(기술), 쪼개진 세계에서 비싸게 자원을 조달하며(지정학), 디지털 유동성이 그 비용을 뻥튀기하는(토큰화)’ 거시경제의 가장 폭력적인 비용 인상 메커니즘입니다.
기존의 화석 연료 생산능력은 파괴됐으나 신재생 에너지는 AI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에너지 갭’ 구간이 2030년대 중반까지 이어집니다. 이 기간에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며, 경제 전반의 기본 물가 상승률을 3~4%대로 끌어올립니다.




...결론적으로, 2020년대 후반의 인플레이션은 단순한 수치의 싸움이 아닙니다. 지정학적 불안, AI의 자원 포식, 그리고 디지털 토큰이라는 도피처가 결합하면서 ‘종이돈의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이다’라는 대중의 거대한 심리적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닻이 풀려버린다면 이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고통스러운 긴축을 실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닻 풀린 기대 인플레이션하에서 명목 금리는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듀레이션(만기)이 긴 국채는 인플레이션 방어력이 전혀 없으며, 실질 구매력을 급격히 갉아먹는 ‘수익률의 무덤’이 될 위험이 큽니다. 전통적 의미의 채권의 역할은 과감히 변경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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