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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주님의 서재
  • 지적 생활의 즐거움
  • 필립 길버트 해머튼
  • 15,750원 (10%870)
  • 2025-02-18
  • : 1,710
...정신이 건강을 압도할 수 있다는 착각은 우리 삶을 병들게 만듭니다. 욕심을 앞세운 정신노동이야말로 지적인 삶을 가로막는 난적 중의 난적입니다. 또한 나의 육체는 변함이 없다, 나는 언제나 건강했으며 앞으로도 건강할 것이다, 라는 과신은 인생을 낭떠러지로 몰고가는 거짓된 목동입니다. 그 달콤한 과욕의 목소리를 믿고 반응했다간 머잖아 쓰러지고 맙니다.




“영감과 평소의 노력은 형제다. 자연을 구성하는 수많은 대립적 존재들이 그러하듯이 영감과 인위적인 노력 사이에는 배척도, 배반도 찾아볼 길이 없다. 공복과 소화와 수면이 그랬던 것처럼 영감은 평소 생각했던 데서 찾아온다. 나는 그것이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최대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일 해야 될 일을 고민하는 것은 훈련이다. 내일의 나를 기대하는 것은 노력이다. 그것이 영감의 원천이다.”





...왜 처음부터 시간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것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때문에, 그리고 살아가는 방식 때문에 지적 생활이 요구하는 시간적 여유를 준비할 수 없었다는 변명은 자신의 삶에 날마다 소요되는 시간의 양과 질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닙니다. 인간은 시간을 두려워합니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멍청히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못했음을 두려워합니다. 용기는 시간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소유권이 내게 있음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강물에 둑을 쌓지 않는 것입니다. 내게 필요한 물줄기만 길어 올려 그것으로 만족하는 삶이 진정 용기 있는 삶입니다. 그런 삶의 태도야말로 내가 추종해야 할 철학의 길입니다.




...나를 비굴하게 만드는 적도 나였고, 나를 허약하게 만드는 적도 나였으며,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 적도 언제나 나 자신이었습니다. 인생은 나 자신과의 승부였습니다. 승자는 항상 나였고, 패자도 항상 나였습니다. 나는 인생의 모든 고비에서 승리와 패배를 동시에 맛봐야 했습니다. 그 반복적인 경험에 익숙해지면서 나는 승리를 기뻐하지 않게 되었고,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돌진하라!”
이 명령이 시키는 대로 이 세상 어딘가에 숨어 있는 내가 쓰러뜨려야 할 또 다른 나를 찾아 떠돌아다녔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 시대는 니체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한 인간의 자기혐오에 병적일 정도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교양의 가식에 숨어 이 거짓된 인생에 지쳐간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니체는 질병입니다. 니체라는 이름은 영혼의 전염병입니다. 니체를 사랑한다는 것은 영혼이 병들어 있다는 자각입니다. 니체는 추종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탈출해야 할 우리 자신의 모순입니다. 우리에게 교양으로서의 니체가 아닌, 한 인간의 처절한 절규로서의 니체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세월을 이기는 방법은 세월을 잊는 것입니다. 세월 속에 병들고 지쳐가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장수의 축복은 100세가 넘을 때까지 살아남았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100년의 세월이 걸리는 업적을 내 생애에서 이룩했다는 데 있습니다.





...봄이 무엇인지는 겨울이 되어야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5월의 노래는 화롯가에서 만들어집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마음은 갇힌 자의 품에서 싹틉니다. 상처받은 자만이 타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청춘을 상실한 노년이야말로 청춘의 가치를 인정하는 유일한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노년은 또 다른 청춘입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청춘의 열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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