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사피엔스의 죽음
cj 2025/10/2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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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피엔스의 죽음
- 후안 호세 미야스.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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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3-10-16
: 239
...내가 대학을 다닐 때 생태학 교수님은 살아 있는 생명이 많은 곳에는 죽음도 많다고 했어요. 그렇지만 나는 사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생태계는 변함이 없으므로,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생명은 불멸의 존재예요. 개체가 대체될 뿐이지 생태계는 전혀 변치 않아요. 따라서 죽음은 없어요. 혁신이 있을 뿐이지요. 생물 시스템은 개체보다는 훨씬 더 우위에 있어요.
...자연에서는 사고를 당하거나, 감염되거나, 기생충 때문에, 굶어서, 잡아먹혀서 죽는 거죠. 빠르거나 늦거나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모두 다 시험관이나 컵처럼 떨어져 깨지게 되어 있어요. 자연에서는 만성 질환이 없어요. 이런 병이 생길 정도의 나이까지 가질 못하니까요. 이런 것은 인간에게만 있어요.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60세 이후에 발생하는데, 심혈관, 호흡기, 신경 계통의 퇴화 과정과 관련이 있어요. 자연에서는 아무도 늙을 때까지 살지 못하기 때문에 만성 질환이라는 것이 없어요.
...길들인 동물이나 마찬가지인 인간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죠?”
“길들였다는 것 특유의 보살핌 때문에 모든 컵이 깨졌을 때도 살 수 있지요. 다시 말해 죽는 것이 당연한 그런 순간에도 말이에요. 조상들의 특성을 다 축적해 놓은 유전자들, 특히나 나이에 비해 늦게 발현되는 유전자들이 추적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활성화되는 거예요. 자연 선택의 눈에 띄지 않은 유전자들의 발현을 우리는 늙었다고 하는 거죠. 이런 현상은 우리 인간이나 우리가 길들인 동물만 겪고 있는 것이고요.
... ‘젊어서는 뼈를 단단하게 석회화시키는 호르몬인 칼시토닌을 만드는 유전자를 한번 상상해 봅시다. 그런데 이 유전자는 늙어서는 관상동맥의 석회화(동맥 경화)를 유발하지요.’”
“여기에서 길항 작용이란 말이 나오는군요.”
“젊어서 지나치게 풍요를 즐긴 대가를 치르는 거죠.”
“같은 유전자 안에 생명의 동인과 죽음의 동인이 함께 머무는 것이군요. 에로스와 타나토스라는,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 고유의 두 가지 기본 동인이 말이에요.”
“자연 선택에서는 양 끝에서 서로 당기는 상반된 두 가지 힘이 작용해요. 첫 번째 힘은 두 번째 번식기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니까 가능하면 처음에 많은 자식을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두 번째 힘은 두 번째 해가 있으니까 첫 번째 해에 죽는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요.”
“균형을 잡아야겠군요.”
“자연 선택은 바로 이 균형점에 접근하고 있어요.
...아프리카 북부에서 이슬람교도가 죽자, 매장할 준비를 하던 울라마가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거예요. ‘만일 죽음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죽음을 피하는 데 평생을 다 바칠 것입니다.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을 테고, 무엇을 시도하거나 무엇에 맞서 싸우지도 않을 겁니다. 물론 무엇을 발명하려고 들지도, 건설하지도 않을 테고요. 생명은 끝없이 이어지는 회복과 같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형제들이여. 삶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선물을 준 신에게 감사합시다. 낮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밤이 있으며, 말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침묵이 있으며, 건강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병이 있으며, 평화가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전쟁이 있는 것입니다. 휴식과 기쁨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우리에게 피곤과 고통을 준 신에게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신에게 감사합시다. 신의 지혜는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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